26일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디스플레이 위기론 대응책 마련 고심

지난 20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진과 에어컨 출하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의 '국정농단'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이날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주요 제품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하반기 사업전략 등을 점검했다.

해당 사업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최근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규제와 관련한 대응방안과 해결책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LCD(액정표시장치)와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 중국업체들의 공격적 생산 확대로 수익성이 나빠진 상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임직원들 만난 자리에서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면서도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기 상황이지만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지속 육성과 투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LCD와 OLED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에 탑재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을 향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면서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광주 교육센터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참관한 뒤 교육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날 이 부회장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 달 들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장경영' 행보의 일환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전자 온양·천안사업장 방문을 시작으로 9일 평택, 20일 광주 사업장 등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29일 '국정농단' 대법원 선고를 사흘 앞둔 상황에서도 아산 사업장을 직접 찾은 것은 TV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중국에 뺏겨선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행보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주력은 모바일용 중·소형 OLED다. 애플의 아이폰에 OLED 패널을 단독 공급하는 등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애플이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에서도 이를 공급받기로 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또한 BOE 등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업고 낮은 원가로 TV용 대형 LCD패널을 쏟아내면서 대형 LCD 시장에서도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조만간 아산 공장 LCD 생산라인 일부를 가동 중단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