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트럼프 만나 삼성 관세 혜택 언급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삼성전자의 세금혜택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의 미국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 활주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팀 쿡이 중국에 대한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 삼성전자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플 제품이 수입 관세의 대상이 되며 (이럴 경우)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겪게 될 어려움과 관련해 좋은 사례를 들어 알려줬다"며 "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를 내지 않는 매우 좋은 회사와 경쟁한다면 애플이 관세를 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덧붙였다.

팀 쿡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무역분쟁을 벌이면서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정부는 9월1일부터 3000억달러(약 363조3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트럼프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내세웠지만 폭스콘을 통해 아이폰을 전량 중국에서 조립하고 있는 애플도 '관세 폭탄'을 맞게 됐다.

팀 쿡의 발언을 두고 업계에서는 미국 행정부에 '반발'하는 대신 관세폭탄에 자유로운 삼성전자를 걸고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만해도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면제해달라고 요구했고 트럼프는 트위터에 "(애플은) 미국에서 생산해라. 그러면 관세는 없을 것"이라고 게시하기도 했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맥북 등 전자 제품의 대부분을 폭스콘 등 중국내 협력업체를 통해 위탁생산(EMS)하고 있다. 관세가 예고된 수입품 중 스마트폰(아이폰)·랩탑(맥북)·PC(맥) 등 애플의 주력 제품이 대거 포함되면서 애플은 '비상'이 걸렸다. 애플은 뒤늦게 '살 길'을 찾아 중국 내 공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빠른 생산라인 다변화'에 나서면서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큰 피해를 입지않고 있다. 현재 삼성은 중국 외에도 한국·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 등 6개국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중국 톈진(天津)과 후이저우(惠州) 2곳에서 스마트폰 생산 시설을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12월 중국내 점유율 부진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톈진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했다. 올해는 후이저우 공장도 감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삼성은 일찌감치 중국의 생산라인을 줄인 대신 인건비가 더 낮은 베트남 등 동남아로 생산라인을 이전해왔다.

현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대부분은 현재 대부분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스마트폰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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