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옥수수·푹 통합법인 합병 조건부 승인…가입자 1350만명 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 3사의 '푹'(POOQ)에 대한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사진=푹 유튜브 홍보영상 캡처)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합쳐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형 공룡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내달 출범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SK텔레콤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통합 OTT ‘푹(POOQ)’의 통합법인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통합법인은 9월 ‘웨이브’란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통합법인의 가입자 수는 1350만명으로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넷플릭스와 본격 경쟁에 나선다.

이날 공정위는 SK텔레콤의 콘텐츠연합플랫폼 주식취득과 콘텐츠연합플랫폼의 SK브로드밴드 OTT 사업부문 양수 건을 심사했다. 심사 결과 기업결합을 승인하되 OTT 시장 경쟁제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두 기업은 지난 4월 8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후 7월 15일 공정위 전원회의에 상정되고 8월 14일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 심사가 이뤄졌다.

웨이브는 SK텔레콤 OTT 옥수수(950만명), 지상파 3사 OTT 푹(300만명)이 합쳐져 외형상 국내에서 최대 가입자 규모의 OTT로 출범하게 된다. 하지만 외국계 서비스의 국내 시장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며 국내 사업자 모두 위기감을 느낄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 규모는 약 180만명 수준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옥수수의 월간 실사용자수(MAU)는 약 329만명, 푹의 MAU는 약 85만명 규모다. 두 서비스가 합쳐지면 최근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서비스에 맞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왔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양측의 자본과 콘텐츠를 합쳐 국산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유통망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취지로 합병을 결정했다.

지난 1월3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최승호 MBC 사장(왼쪽부터),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이 통합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서비스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공정위의 이번 승인에 따라 SK텔레콤은 콘텐츠연합플랫폼이 진행하는 9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 통합법인의 지분 30%를 확보한다. 나머지 70%는 지상파 3사가 같은 비율로 나눠 보유한다.

다만 공정위는 통합법인과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3사에게 다른 OTT 사업자와의 기존 지상파 방송 VOD(주문형비디오) 공급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 또는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지상파 방송3사에게 다른 OTT 사업자가 지상파 방송 VOD 공급을 요청하면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성실하게 협상해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지상파 방송3사가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무료로 제공 중인 지상파 실시간 방송의 중단 또는 유료 전환을 금지하는 조건도 붙였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서비스 또는 SK브로드밴드의 IPTV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의 결합당사회사 OTT 가입을 제한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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