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9개월치 물량 확보…21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 관심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이달초에 이어 두번째로 포토레스트에 대한 수출을 승인했다. (사진=뉴스1 김일환 디자이너)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일본 정부가 지난달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규제를 발표한 가운데 이달 초에 이어 두 번째로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수출을 승인했다.

20일 반도체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삼성전자로부터 최근 주문을 받은 자국 포토레지스트 생산업체의 수출 신청을 허가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 8일 3개월 분량의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처음 허가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 승인한 물량은 약 6개월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총 9개월치의 포토레지스트 사용량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의 극자외선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기판 제작에 쓰이는 감광액 재료다. 한국의 일본산 수입 비중이 약 92%다. 포토레지스트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과는 달리 군사 전용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본이 주장하는 수출 규제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두번째 허가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리면서도 '경제 보복'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소재 수급의 불확실성에 고심해왔다. 수출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90일 안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지만 일본 정부가 수출 허가를 연기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기간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일본이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연이어 승인한 것에 대해 21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 타격 등 대내외 비판적 여론을 의식해 확전을 자제하는 단기적 조치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수출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대적으로 수급이 급한 불화수소 등의 수출 허가가 한 건도 없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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