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국산화 등 노력 다변화…日기업들도 우회 수출 방안 고심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규제를 발표한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규제 강도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미지=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실시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당초 우려와 달리 삼성전자는 우회 조달을 통해 소재를 확보했고, 일본 정부도 포토레스트 첫 허가를 내주는 등 일본의 수출 규제 강도가 초기 보다 느슨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1일 일본 경제 전문 매체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삼성전자가 벨기에 소재 한 업체에서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조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토레지스트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함께 일본 정부가 지난달 4일부터 시행 중인 수출 규제 강화 대상 3대 품목 중 하나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벨기에 업체를 통한 소재 공급으로 6~10개월치 포토레지스트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사에 언급된 한국 전문가는 일본 언론과의 접촉 사실을 부인했지만, 삼성전자는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초기 강경했던 일본의 규제는 최근 들어 점점 약해지는 추세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조치 36일 만에 EUV 포토레지스트에 첫 수출 허가를 내준 것도 이를 반증한다.

여기에 핵심소재를 수출했던 일본 내 기업들이 생존권 사수를 위해 다양한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TOK는 한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데, 한국 공장 생산량 증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모리타화학공업은 양국 갈등이 지속된다면 올해 말 우회 공급망으로 중국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국내와 미국, 유럽 기업 등 대체 공급처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한편 소재 국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불화수소 국산화를 선언하고 연내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폴리이미드는 SKC코오롱PI,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SKC는 최근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용 폴리이미드를 제공하기 위한 협력에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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