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대기업 실적을 이끌어온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 종료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흑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가총액 100대 기업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5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592조3674억원과 42조8206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85조1931억원·영업이익 71조1269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9.8%나 감소했다.

그동안 대기업의 실적 전체를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감소탓이 컸다.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17조6808억원(57.9%), 7조9371억원(79.8%) 줄었다. 두 업체의 흑자 감소액 합계(25조6179억원)는 조사 대상 55개 기업 전체의 90%를 넘었다.

석유화학 대기업들도 정제마진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일제히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LG화학이 1년 전보다 8113억원(59.9%)이나 감소했고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도 각각 7346억원(47%), 4773억원(72.6%) 줄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흑자 감소 순위 3~5위에 나란히 올랐다.

반면 지난해 중국에서의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여파 및 통상임금 악재가 있었던 현대‧기아차는 반등에 성공했다.

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이 4695억원(71.3%)이나 늘었고 현대차도 4305억원(26.4%) 증가하며 대기업 가운데 흑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도 1400억원(14.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CEO스코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8.8%나 감소했고,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29개 기업의 흑자가 줄어들었다"면서 "산업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