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갤러리 서울 I 라이즈호텔 ‘어느 청소부의 안내–풍경, 뮤지엄, 가정’ 전시 열어

Session Hall, 2019, oil on canvas, 76.2 × 121.92cm.(사진=아라리오갤러리 제공).

[미래경제 김미정 기자]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I 라이즈호텔이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필리핀 출신의 작가 뷰엔 칼루바얀(Buen Calubayan, b. 1980- )의 개인전 ‘어느 청소부의 안내 – 풍경, 뮤지엄, 가정(Landscape, Museum, Household: A Sweeper's Guide)’을 개최한다.

2016년 아라리오 갤러리 I 상하이 단체전 이후 3년만에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I 라이즈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뷰엔 칼루바얀을 소개하는 첫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를 포함해 작가가 지속적으로 제작, 수집해온 수 백장의 아카이브 자료와 설치, 영상 작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전시는 13점의 회화와 11점의 현장 설치 등 총 24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작가 뷰엔 칼루바얀(Buen Calubayan)의 작업은 이미지 구현과 매개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특정 장치의 구축 방식으로 맺어지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가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치와 그에 따른 지각의 정치학을 탐구한다.

전시 ‘어느 청소부의 안내 – 풍경, 뮤지엄, 가정’에서 칼루바얀은 일상에서 우리의 지각을 지배하는 장치들이 어떻게 개인이 세계를 보는 방식에 영향을 끼치는 지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우선 미술사 연구에서 풍경화의 역사가 기술적으로 선 원근법에 기반한 당대 르네상스 기법에 기반했음에 주목한다.

그는 이 도식적 접근법을 19세기 필리핀 식민지 시대 회화를 읽어내는 단초로 삼고 궁극적으로는 동시대 세계화 물결 속에서의 보편적 장치들이 특정 지역의 특수성과 맺게 되는 다양한 좌표와 관계성들을 탐색하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풍경화 제작에서의 지평선, 소실점, 배경 설정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자료, 기록, 역사학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론들을 끌어들인다.

전시에서 작가는 지난 몇 년간 필리핀 국립박물관의 연구원으로 재직하거나 자연을 산책하던 중, 혹은 특정 공간을 그림처럼 아름답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매일 같은 일과를 규칙적으로 수행하는 청소부의 마음가짐으로 집에서 가사를 관리하면서 작성하거나 발견한 다양한 기록물, 장서, 드로잉, 회화, 연대표, 그리고 도해 등의 일부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가 전시장에 장대하게 펼쳐 보이는 이 시각적 장치들은 작가의 일상 속 생각, 행동, 예술적 실천이 축적된 결과물로 개인에게 학습된 지각의 방식이 개인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기에 적절한 소재가 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본인이 쟁점화하는 필리핀 풍경화 역사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해 필리핀뿐 아니라 범세계적 맥락에서의 미술, 역사, 정치로 그 이야기를 확대해본다.

그리고 스스로 새롭게 설정한 지평선과 소실점으로의 정박도 시도한다.

‘보는’ 방법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칼루바얀의 연구는 우리의 보편적 지각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도 이어진다. 그는 지각을 극대화 해 미적 특수성으로도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개개인이 학습된 보편적 지각 방식에 매몰되어가며 궁극적으로 이 보편적 지각이 얼마나 개인과 사회에 제한된 판단력을 제공하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뷰엔 칼루바얀은 1980년 출생으로 필리핀 마닐라를 주요 거점으로 삼으며 작업을 이어왔다. 작가는 산토 토마스 대학(University of Santo Tomas)에서 문화 유산학(Cultural Heritage Studies)을 수학했다.

작가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UST 미술관에서 보존 어시스턴트,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필리핀 국립 박물관에서 연구자로서 활동했다. 동시에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일본, 호주, 싱가폴 등지에서 다수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2007년을 기점으로 12번의 개인전 그리고 필리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한국의 광주시립미술관, 상하이 아라리오갤러리 등의 기관에서 수 많은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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