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사실무근’…AB인베브 CEO “자산 더 팔 필요없다” 일축

서울의 대형마트에 오비맥주 '카스'가 진열돼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최근 카스 맥주의 가격인하로 도매상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국내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가 매각설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인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B인베브)가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오비맥주는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회장이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사업 부문을 일본의 아사히 맥주에 113억 달러(13조3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지난주 결정 이후로 자산을 더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아시아 사업부 IPO(기업 공개)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은 열어놓아 오비맥주를 팔아야 할 이유가 줄어들어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오비맥주는 대주주인 AB인베브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이 최근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와 관심이 몰렸다.

AB인베브가 외국계 증권사들을 통해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유통 대기업과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오비맥주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측은 매각설이 홍콩 증시 상장 철회와 함께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일 뿐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오비맥주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AB인베브의 자금 사정과 관련이 있다. AB인베브는 지난 2016년 세계 2위 맥주업체 사브밀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60억달러(약 124조원)까지 늘었다.

AB인베브는 자금 조달을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체인 ‘버드와이저 브루잉’(Budweiser Brewing Company APAC)을 상장해 98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시장 상황을 이유로 상장 계획을 한 차례 철회한 상태다.

대신 자금 조달을 위해 AB인베브는 자회사인 호주 사업을 일본 아사히그룹에 113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호주 법인인 ‘칼튼 앤 유나이티드 브루어리즈’는 현지 맥주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매각으로 자금난을 해결할 방침이다.

더불어 AB인베브는 오비맥주 등 해외 사업 부분 매각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아시아 사업부문(버드와이저 APAC)의 홍콩 증시 상장은 철회가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재추진 될 ‘드와이저 APAC’ 상장에 오비맥주가 포함될 경우 매각설은 종식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 매각설이 지속 제기되고 있지만 AB인베브 CEO가 직접 밝힌 만큼 오비맥주 매각설은 잠잠해 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각설을 확실히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상장 작업이 완료 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오비맥주의 카스 및 필굿 제품의 한시적 가격 인하 계획이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전국주류도매업중앙회는 물론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까지도 반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가격 인하 철회는 없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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