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직 메모리 감산 발표 없어…日반도체 소재 규제로 가격은 반등 조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장기 불황을 대비해 잇따라 감산을 단행하고 있다. (이미지=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지난해까지 호황을 이어왔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하락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4월 마이크론이 감산을 발표 한데 이어 메모리 반도체 2위인 하이닉스도 D램 감산을 발표하면서 장기 불황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26일 D램 세계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하반기부터 감산(減産)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 캐파(CAPA)를 4분기부터 줄인다.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것이라 덧붙였다.

아울러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Cleanroom)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감산을 발표한데는 매출의 80%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D램은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24%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가격도 25%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D램 점유율 29.9%(올 1분기 기준)로 세계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가 감산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사실상 메모리 시장이 보릿고개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D램 3위 제조사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지난 4월에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각각 5%씩 줄이겠다고 감산 계획을 내놨다.

업계의 관심은 메모리 반도체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로 향하고 있다. 아직까지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감산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등 대내외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가능성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마저 D램 감산에 나설 경우 사실상 '3사 과점' 체제인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량 감소와 이에 따른 가격 상승 등으로 현재와 같은 가격 폭락을 억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발표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일방적으로 의도적인 감산에 나설 경우 글로벌 IT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가격담합' 의혹에 대한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함께 D램 가격 담합 의혹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