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그룹 공채 방식, 직무 중심 흐름에 맞지 않아…전환 시기 등 아직 미정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에 이어 SK그룹도 매년 정기적으로 대졸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연중 수시로 필요한 인원을 선발하는 '수시 채용' 방식으로 전환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지난 11일 인재육성위원회 정기회의에서 SK 주요 계열사 고위 임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인사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SK그룹은 매년 상반기(3월)·하반기(9월) 두 차례에 걸쳐 대졸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공채 방식을 유지해왔지만 이렇게 수많은 지원자 중 일부를 골라 부서에 배치하는 방식은 직무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각 부서에서 인력이 필요할 때 즉시 채용하기 어렵고, 채용된 신입 사원이 업무에 숙달할 때까지 지도해야 한다. 대졸 지원자들은 서류전형 통과를 위해 불필요한 스펙을 쌓아야 하고, 회사도 필기·적성시험 등을 진행하면서 불필요한 시간·비용을 들여야 했다.

다른 주요 기업들도 공채 대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흐름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지난 2월 현대·기아차는 매년 8000여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공채 방식을 폐지하고 현업 부서가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LG도 지난 2000년부터 대규모 그룹 공채 대신 계열사별로 채용하고 있으며, 금융권에선 KEB하나은행이 공채 대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기업은 대부분 수시 채용으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해외에선 이미 수시 채용이 일반적이다.

다만 SK그룹은 공채 폐지라는 방향성은 잡았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향후 수시 채용 시스템으로 완전히 전환되는 시점, 공채 인력의 단계적 축소 규모 등에 대해선 앞으로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