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실적악화 등 불확실성 증가 영향…글로벌 생산거점 조정 가속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중국 중심으로 구축됐던 생산거점 조정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가 중국에 남은 마지막 휴대폰 공장도 청산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베이징상바오(北京商报)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오는 9월 광둥성(廣東省) 후이저우(惠州) 공장을 폐쇄할 예정으로, 현재 청산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의 중국 내 마지막 휴대전화 생산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18년 된 톈진(天津) 휴대전화 공장도 지난해 말 폐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후이저우 공장 폐쇄설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 내 인력을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는 건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중국 인력은 2만9110명으로, 2017년 3만4843명에서 16.4% 줄어 주요 지역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철수설(說)이 흘러나오는 배경에는 흔들리는 중국 내 입지 뿐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중국내 인건비 상승 같은 영업환경 악화가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했지만,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현지 업체에 밀려 현재는 점유율이 1% 안팎에 머무는 형편이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생산 거점을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이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성, 타이응우옌성, 호치민 등에서 휴대전화·디스플레이·가전 제품을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베트남 생산법인 4곳에서 올린 매출은 총 657억달러(약 77조36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2800억달러(약 329조원)의 27.6%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첸나이 등에서도 휴대전화·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엔 노이다 공장을 증설하고 연간 6800만대인 현지 스마트폰 생산량을 2020년말까지 1억200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지난해 내놓았다.

다만 삼성이 그룹의 제조업 라인을 중국에서 전면적으로 철수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실제 일부 사업에선 중국 내 투자를 되레 늘리고 있다. 일례로 휴대폰 공장을 철수한 톈진에서 시장성이 보이는 자동차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장과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은 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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