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수주 감소 탓…정부 적극지원 나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줄은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동 시장의 장기 침체에 따른 영향이 크다./ 삼성엔지니어링이 2011년 완공한 바레인 BAPCO LBOP 플랜트 전경 (사진=뉴스1)

[미래경제 윤준호 기자] 올 상반기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성적표는 지난해 대비 3분의 1수준인 한화 약 14조6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 수주액 한화 약 10조400억원을 기록한 2006년 이후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을 비롯한 태평양·북미지역(전년대비 26.3%) 과 유럽(404.9%)에선 각각 수주액이 크게 늘어나며 선전했지만, 중동 및 아시아 등 주력 지역에서 부진한 탓이 컸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줄은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동 시장의 장기 침체에 따른 영향이 크다.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던 원유, 정유, 화학이 공종별 비중이 낮아졌고, 저유가 상황이 길어지면서 전체적인 중동지역의 발주건수와 계약액 규모가 동반 하락했다. 여기에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수익성 높은 사업만 수주하는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미국의 이란제재와 맞물려 유가 하락으로 플랜트 사업이 급감한 중동지역의 경우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6조5000억원) 2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수주 금액도 현대건설이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한화 약 3조2000억원 규모 가스·원유 처리 플랜트 공사를 따낸 것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동 외 신흥 시장이었던 아시아지역에서의 부진 탓도 크다. 아시아지역에서의 수주금액은 지난해 전체기준 16조2000억원 규모였으나 올해 5조9000억 규모로 크게 떨어졌다.

하반기 시장 전망도 암울하다. 3분기 이후에도 미중 무역분쟁, 미국경제 하향세 전망, 미국의 이란제재 같은 요소들로 인해 해외건설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건설업계는 중동 지역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 시티 사업을 새로운 기회로 삼고 반전을 노리고 있다.

쿠웨이트는 도시 주변에 세 개의 국도와 메트로 연장선도 개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스마트 시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도 지난 3월 도시개발사업, 스포츠 시설, 문화 시설을 건설하는 한화 약 44조8000억원 규모의 ‘리야드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도 스마트시티 수주를 위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달 26일엔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를 초청해 스마트시티 관련 국내기업 진출을 모색했다.

정부는 쿠웨이트 정부와 지난 3월 현지에서 '압둘라 신도시' 마스터플랜 용역 총괄 관리 계약을 맺었다.

또한 지난 8일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관계부처 합동으로 ‘스마트시티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1조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 펀드를 연내 조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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