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기업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본격 시행신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법 적용 기준 모호 지적도
  • 윤준호 기자
  • 입력 2019.07.15 15:53
  • 수정 2019.07.15 15:53
  • 댓글 0
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16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윤준호 기자] 앞으로 직장 내부에서 회식을 강요하거나 직장 내 만연했던 상사의 각종 불합리한 언행들이 법적으로 처벌 받게 된다.

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16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지위상·관계상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사용자에게 예방·대응 책임을 지우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기업 내에서는 형법이나 노동조합법으로 처벌할 수 있었던 폭행이나 모욕, 부당노동행위 등과 달리 조직문화를 활용해 따돌림·차별·강요 등 눈에 띄지 않는 괴롭힘이 만연 시 돼 왔지만 이를 처벌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고용부가 정의한 직장 내 괴롭힘 유형은 16가지로 요약된다. 주로 ▲개인사 소문내기 ▲음주·흡연·회식 강요 ▲욕설·폭언 ▲다른 사람 앞에서 모욕감을 주는 언행 ▲정당한 이유 없이 연차 못쓰게 하기 ▲지나친 감시 등이다. 업무 평가나 승진·보상 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능력·성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부서 이동을 강요하는 행위도 해당된다.

남자 직원에게만 신체적으로 힘든 일을 시키거나, 여직원에게만 커피를 챙기게 하는 것도 '젠더 괴롭힘(성차별 괴롭힘)'에 해당된다. 사무직으로 들어온 직원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영업직으로 발령 내는 것도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은 회사 내 '괴롭힘 호소 창구·담당자'를 구체적으로 정해 사규에 명시해야 한다. (사진=뉴스1)

상시 근로자 10명 이상을 둔 모든 사업장은 고용노동부가 정한 매뉴얼에 따라 16일까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발생시 조치에 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반영해 신고해야 한다.

취업규칙에 미반영시 사용자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을 문제 삼은 피해 직원을 해고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은 회사 내 '괴롭힘 호소 창구·담당자'를 구체적으로 정해 사규에 명시해야 한다. 이밖에 ▲예방 교육 ▲처리 절차 ▲가해자 제재 규정도 사규에 넣어야 한다.

삼성·현대·SK·LG·CJ 등 주요 대기업은 이미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는 작업과 함께 법 시행에 따른 예비 교육을 모두 진행했다.

다만 일각에선 사용자의 능동적 조치를 강제할 규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지했지만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태료나 벌금 등으로 처벌할 수 없다. 현재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있는 처벌조항은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내용뿐이다.

사용자 본인이 괴롭힘의 가해자일 경우에도 피해자가 보호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르면 신고를 받고 조치를 취해야 하는 주체가 사용자로 돼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규모가 큰 회사의 경우 이사회나 감사 등을 통해 사용자에 대한 조치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제대로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운 구조다.

사내 조직이 경직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직장 내 갑질 문화가 없던 곳에선 오히려 동료 간 소통이 줄어들어 단체나 조직의 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부장은 “한 달에 한번 있던 회식도 서로 꺼려하는 분위기”라며 “법 시행으로 부하 직원들에 대한 언행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만큼 사내 분위기가 더욱 경직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윤준호 기자  delo410@mirae-biz.com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준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HOT 포토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