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日 출장 후 긴급 사장단 회의 소집해 장기전 대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를 받고있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의 '긴급 물량'을 일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이 수출 규제를 발표한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 소재의 긴급 물량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직접 일본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 물량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오후 6시20분쯤 전세기를 타고 김포공항을 통해 도쿄로 출장을 떠났다. 지난 4일부터 일본 경제산업성의 발표로 공식 발효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하면서 대응책을 현지에서 찾기 위해서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포괄적 허가에서 개별 허가로 변경한 3종은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이다. 이 중에서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산 점유율이 90%에 달하며 고순도 불화수소도 삼성전자 내에서 일본 제품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장을 앞두고 이 부회장은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을 포함한 반도체 사업부 주요 임원들과 수차례 회의를 진행한끝에 일본 현지에서 직접 살펴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 때문에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주관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30대 주요그룹 경제계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의 출장 일정동안 현지 업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해당 소재의 우회 조달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추가로 확보한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경로를 통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재고와 함께 당장 심각한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 부회장은 귀국한 지 하루 만인 지난 13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 사장단과 긴급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출장 결과를 공유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급 현황, 사업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중국·대만·러시아 등으로 소재 다변화, 국내 협력업체와 연계한 소재산업 육성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이 18일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 할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전 사업 부문에서 장기전을 대비 하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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