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불매 리스트’에 이름 올린 일본 기업들 몸 사리기 나서

일본 기업들의 국내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 미래경제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이 점차 심화될 전망에 한·일 갈등마저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소니 ·JTI코리아 등 일본 기업들의 국내 행사가 취소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IT 기업 소니와 뫼비우스·카멜 등을 생산하는 일본계 담배회사 JTI코리아 등의 일본 기업들이 예정된 신제품 출시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소니는 11일 무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신제품을 발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공지했지만 ‘내부 사정’을 이유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소니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일본 전자회사의 대표 격인 회사다.

JTI코리아도 같은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해당 행사가 연기됐다고 공지했다. JTI 또한 예전 ‘마일드세븐’이라는 담배로 국내에서 일본 담배로 유명한 회사로 인식돼 있다.

양사 모두 정확한 취소 이유보다는 ‘내부 사정’이라는 설명으로 행사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시작된 한·일 무역분쟁의 여파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3종의 수출을 규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일본이 추가 경제 보복조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신제품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기류도 나타나고 있어 신제품 출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최근 SNS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반발해 ‘일본제품 불매 리스트’가 나돌고 있다.

해당 리스트는 자동차·전자제품·의류·맥주 등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으며 JTI코리아의 '뫼비우스'나 '소니'도 명단에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는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국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신제품 행사가 도움보다는 손실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단순히 일본기업·브랜드로 잘못 인식되면서 억울해하는 기업들도 많다.

코카콜라사는 자사의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가 일본 불매 제품 리스트에 오르기도 하면서 잘못된 정보임을 밝히기도 했다.

코카콜라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 및 제품의 상품권은 본사에서 소유하고 있다며 ‘조지아 커피’ ‘토레타’도 일본 코카콜라가 아닌 코카콜라 본사에서 브랜드에 관한 모든 권리를 소유하고 있는 제품으로 일본산 제품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이소는 한국기업 아성HMP가 지분 50.02%, 일본 다이소가 34.2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한국인 박정부, 신호섭 두 사람이다. 판매하는 제품도 일본 다이소와는 확연히 다르다.

동아오츠카는 1979년 일본 오츠카제약의 브랜드 포카리스웨트를 동아제약이 국내에 도입하면서 만들어졌다. 현재도 일본 오츠카 제약이 50%, 동아쏘시오홀딩스(동아제약그룹)이 49.9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대표자는 한국과 일본인이 나란히 맡고 있다. 브랜드는 일본에서 시작했지만 단순이 일본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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