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날 제의해 극적 성사…비핵화 협상 실무진 모두 대동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YTN 화면 캡처)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30일 깜짝 판문점 회동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두 정상은 이날 판문점 경내의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며 만남을 시작했다.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났던 판문점 T2, T3 회담장 사이였다.

이 장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측 지역을 깜짝 방문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지난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안내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두 정상은 다시 남측으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또 한 번의 역사적 3자 만남에 이어 전격적인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회동 장소는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이었다.

김 위원장이 "사실 난 어제 아침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의향을 표현한데 대해 나 역시 놀랐고, 정식으로 만남을 제안한 것을 오후 늦은 시간에야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 각하(트럼프 대통령)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아마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각하와의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좋은 일들을 계속 만들면서 난관과 장애를 견인하고 극복하는 슬기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내가 (지난 29일) SNS를 통해 만남을 청했고, 혹시 응하지 않는다면 내가 사실 좀 난처했을 텐데 이렇게 만나줘서 참으로 뿌듯하다"라며 "2년 반을 되돌아보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까진 위험했고 전 세계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우리가 노력해서 많은 관계 개선이 있었고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이 특히 이날 회동에 앞서 치열한 실무협상을 거친 점, 이날 양 정상이 을 가진 점을 들어 회동 후 '의미 있는'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무 책임자가 모두 참석했다.

다만 양 측이 두 정상의 회동 외에 실무진을 배석한 회동을 가졌는지는 불확실하다. 또 이날 회동에 대한 결과를 별도로 발표할 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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