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사우디의 실세로 꼽히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한국과 사우디가 향후 수소에너지 및 석유화학 등 각종 산업분야에서 83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사우디의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에너지 신산업 분야 총 10건 83억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쯤 청와대에서 공식환영식을 진행한 뒤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하며 "사우디는 우리의 제1위 원유 공급국이자 제1위 해외건설 수주국이고, 또한 중동 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일 뿐만 아니라 최대의 대(對)한 투자국"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기존의 건설‧에너지 분야를 넘어서 정보통신기술, 스마트 인프라 등 신산업 분야, 그리고 국방·방산 등 전략적 분야, 보건‧의료‧교육 등 민생과 직결된 분야 등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비전 2030'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적 포용국가 정책과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전 2030'은 공통점이 많아서 서로 협력할 여지가 매우 많다"며 “양국이 사우디의 '비전 2030' 성공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회담이 끝난 후엔 기업 간 협력 차원에서 에쓰오일(S-Oil),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SK, 현대차, 한국석유공사 등 국내 기업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등과 83억달러 규모의 MOU와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성윤모 산업부장관과 알팔레(Khalid Al-Falih)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장관은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친환경차 기술협력과 수소생산 저장·운송 기술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이번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한국 방문은 1998년 압둘라 왕세제 방한 이후 21년 만에 이뤄진 사우디 왕위계승자의 방한이자 그의 첫 방한이다.

그는 왕세자 자격이지만 올해 84세인 부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을 대신해 국정을 총괄하고 있는 실권자이다.

한편 정상회담 및 양해각서 서명식이 끝난 이후 가진 청와대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