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배터리 관련 협력보도에 "단순 회동" 일축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12일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중국 매체 '다허커후두안' 제공) ⓒ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최근 반도체 이후 신성장동력으로 배터리 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SK그룹이 지난 12일 중국 최대 부호로 꼽히는 쉬자인 헝다 그룹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회동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헝다 그룹은 지난해부터 전기차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이번 회동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신문주간 등 중국언론들은 지난 12일 지난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쉬 회장이 한국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남을 갖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 방안을 깊히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번 회동이 "최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했다"고도 했다.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쉬 회장은 "SK그룹을 시찰하고 배우게 돼 매우 기쁘다"며 "헝다는 이미 신에너지 자동차 모든 산업사슬을 완성했고, 3~5년내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실력이 가장 강한 신에너지 자동차 그룹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SK그룹은 신에너지자동차, 특히 전기차 배터리 영역에서 세계 최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SK그룹과 강강(强强) 연합으로 신에너지자동차 기술 발전을 함께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997년 부동산으로 시작해 세계 부동산 갑부 1위(2019년 후룬 글로벌 부호 리스트 기준)까지 오른 헝다그룹의 창업자 쉬 회장은 지난해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올 1월엔 20억달러의 자본금으로 광저우에 헝다 신에너지자동차를 세웠다.

올해 초 스웨덴 전가자동차 업체 NEVS의 지분 51%를 인수하고, 스웨덴의 고급차 코닉세그(Koenigsegg)와 합작회사를 세워서 강력한 완성차 연구개발 능력을 갖췄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전기차 기업 카넷을 인수해 일본의 첨단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고, 네덜란드의 e트랙션과 영국 프로틴(Protean)에도 투자했다.

이번 회동에 관심이 쏠린 것은 해당 보도가 있던 날이 LG화학이 중국 닝보(寧波)에서 토종 브랜드 1위 자동차 업체 지리(吉利)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은 날이어서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이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의 동맹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려는 흐름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배터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장쑤성 창저우시 내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추가 공장 설립도 검토 하고 있는 등 중국 배터리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창저우 공장은 7.5GWh 규모로, 2020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공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다만, SK 측은 이번 회동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SK측은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헝다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전기차 배터리 등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또한 단순 회동이고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논의하는 것도 아닌데 불필요하다고 얘기를 했고, 그래서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었는데 중국언론에 나온 걸 보고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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