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 회장 장남 선호씨 제일제당 영업점 배치…대상-동원 총수일가 핵심 자리로

▲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선호 씨(좌), 대상 임상민 상무. (사진=뉴시스)

유통식품업계가 젊은피를 수혈하며 본격적으로 2·3세 경영 승계에 시동을 걸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초 인사철을 맞아 CJ그룹을 비롯한 식품 대기업 총수일가 2·3세들의 주요 보직 전진 배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있는 가운데 최근 이 회장의 장남인 선호씨를 CJ제일제당의 한 영업지점에 배치했다. 지난해 초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선호씨는 그해 6월 입사한 후 지주사와 계열사를 돌며 신입사원과 함께 교육을 받았다.

이 회장의 장녀 경후씨도 최근 CJ에듀케이션즈에서 핵심 계열사인 CJ오쇼핑의 상품개발본부 언더웨어침구팀 상품기획 담당(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두 남매가 20대인만큼 본격적인 경영 참여는 아직 이른 게 사실이지만 재판중인 이 회장이 지병인 신부전증으로 신장 이식수술까지 받아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크며 경영 승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대상그룹도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인 대상㈜ 임상민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부장급)을 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임 상무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스쿨을 거쳐 2009년 8월 대상에 입사했으며 2010년 8월부터 영국 런던 비즈니스스쿨에서 MBA과정을 마치고 지난 10월 부장급으로 복귀했다. 임 상무는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 38.36%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임 상무의 언니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 부인 임세령 대상HS 대표도 대상홀딩스의 지분 20.41%를 보유하고 있다. 임 대표는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대상HS 외에 대상㈜의 식품사업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도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임 상무의 승진으로 대상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임창욱 회장의 자녀들이 그룹 경영 핵심 자리에 포진한 것은 대상그룹이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동원그룹도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창업주인 김재철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사장을 부회장으로 발령하며 확실한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동원그룹에서 금융부문이 떨어져 나오며 그룹과 이미 결별한 상황이다.

때문에 형제간의 지분 경쟁이나 기업 분할 없이 김 부회장이 동원그룹을 순조롭게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일유업의 경우 김정완 회장의 사촌동생인 김선희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올해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김 신임 사장은 미네소타대 MBA출신으로 외국계 금융사를 거쳐 5년전 매일유업에 재무담당으로 입사했다.

아울러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첫째딸 윤지씨가 경영 일선에 합류해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윤지씨는 현재 계열사 유아용품기업인 제로투세븐 내에서 마케팅팀 대리로 근무하고 있다.

이외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두 아들인 진수·희수씨가 각각 그룹 전략기획부문장과 미래사업부문장으로 이미 근무중이며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의 손녀인 박혜성 농심기획 기획실장도 이미 20대 중반부터 등기이사에 올라있다.

사조그룹 창업주 고 주인용 회장의 손자이자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씨도 2012년 사조해표·사조대림의 기획팀장(부장)으로 입사해 근무중이다.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녀인 담경선씨도 아직 정식 입사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현안에 관여하며 오리온 지분 0.53%를 보유하고 있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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