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2대주주 KCGI "경영 복귀 유감"…진에어 노조도 반발

서울 중구 한진빌딩.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석 기자] 물컵 갑질 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14개월 만에 다시 한진그룹에 복귀한 조현민 전무를 두고 그룹 안팎에서 반발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12일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가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복귀에 유감을 표했다. KCGI는 "조 전무를 사퇴시킨 고 조양호 회장의 사망 후 불과 2개월 만에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KCGI는 "지난해 4월 발생한 조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는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고, 6개월 동안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 상장사 5곳의 시가총액은 약 20% 폭락하여 조 전무의 일탈 행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한진그룹 주주들에게 돌아갔다"면서 "이로 인한 한진그룹 임직원의 사기 저하와 그룹의 이미지 저하로 인한 손실은 숫자로 환산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KCGI는 조현민 전무가 지난해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 17억원의 보수와 퇴직금을 받은 점 등을 지적하며 경영 복귀가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KCGI는 "갑질 논란으로 그룹 전체에 치명타를 입히고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수십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보수를 수령했다"면서 "이러한 사정을 봤을 때, 이번에 조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의구심이 들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KCGI는 한진칼 이사들에게 ▲조현민 전무의 행위로 인한 주가 폭락 등 피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재선임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 ▲재선임에서의 이사회의 역할 ▲조 전무의 보수·퇴직금 지급 기준 등을 묻는 서한을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무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진에어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진에어 노조는 11일 성명을 내고 "전대미문의 국토부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이유는 바로 조 전 부사장의 등기이사 재직과 총수 일가의 갑질 때문"이라며 "경영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아울러 "조 전 부사장이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한 1대 주주인 한진칼 전무로 복귀한 것은 진에어를 다시 경영하려는 꼼수다.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를 직접 경영할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한진그룹은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을 맡으며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광고 및 마케팅 부문에서 실무를 쌓은 조현민 부사장 복귀로 그룹 사회공헌 활동과 신사업 개발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게 한진그룹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조현민 전무의 경영복귀를 결정한 배경을 두고 상속문제 및 KGCI 등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판단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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