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금융위기 이후 최악 기록…제조업 -3.3%로 하락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수출 부진과 설비 투자 악화 등으로 -0.4% 역성장하며 10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올해 우리나라의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수출 부진과 설비 투자 악화 등으로 -0.4%(전분기 대비) 역성장하며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4월 25일 발표된 속보치 -0.3%보다 0.1%p 더 떨어진 것으로 2008년 4분기(-3.2%) 이후 41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국민총소득(GNI)도 전분기대비 0.3% 감소했다. 이 역시 40분기만에 최저치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성장률 잠정치는 전분기 대비 0.4%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10년여만에 최저 수준이다.

민간(0.1%) 및 정부 소비지출(0.4%)이 증가했지만 수출(-3.2%), 설비투자(-9.1%), 건설투자(-0.8%) 등이 감소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직격탁을 맞은 수출의 경우 지난 2017년 4분기 -4.5%를 기록한 이후 5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출항목별 변화를 살펴보면 건설투자(-0.7%p)와 총수출(-0.7%p)이 속보치 대비 하향 수정됐다. 설비투자(1.7%p)는 속보치 대비 상향 조정됐다.

민간소비 성장률(전기대비)은 전분기와 비교해 0.1% 늘었지만 2016년 4분기 -0.3% 이후 12분기 만에 최저치다. 내구재(가전제품 등)가 증가했으나 서비스(의료 등)와 준내구재(의류 등) 소비가 감소한 결과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4% 증가했다. 이는 속보치보다 0.1%p 늘어난 수치지만 2016년 3분기 0.3%를 기록한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어 -0.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속보치 -0.1%에서 0.7%p나 하향조정된 수치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와 운송장비가 모두 줄어 -9.1%를 기록했다.

지난 속보치 당시 -10.8%보단 마이너스 폭이 줄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 -12.1%를 기록한 이후 41분기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3.3%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4분기(-8.3%) 이후 41분기 만에 가장 최저 수준이다.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이 줄어 -1.0%를 기록한 반면 서비스업은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성장률이 예상수준을 크게 밑돌면서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5% 달성 가능성도 낮아졌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전개 상황이 성장률 전망치 달성을 좌우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452조603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3%를 기록해 2009년 4분기(-3.1%) 이후 40분기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의 마이너스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다.

GNI 감소세는 실질 국내총생산과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줄어든 결과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지난해 4분기 2조5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 기간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를 말한다.

1분기 총저축액은 162조3000억원으로 전기대비 3.8% 감소했다. 총저축률은 34.5%로 2012년 4분기(34.1%) 이후 25분기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국내총투자율은 30.7%로 전기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30.0%) 이후 2분기 만에 최저치다.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0.5%로 2006년 1분기 -0.7%를 기록한 이후 약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하는 종합적 물가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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