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현대, 1분기 매출 2조699억 그쳐…작년 동기대비 23% 급감

현대자동차 베이징 현대 1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미래경제 김석 기자] 올해를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판매량 회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유난히 중국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의 1분기 매출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한창이던 지난해 1분기(2조7123억원)보다 23.7% 줄었다. 이는 중국 내 공장이 2개밖에 없던 10년 전(2009년 1분기·1조8453억원) 수준이다.

베이징현대는 지난 몇 년 동안 매분기 3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그러다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되면서 휘청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SUV 모델을 집중 투입했지만,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 비해 늦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추격도 거세다. 2015년만 해도 시장점유율 2% 수준에 그쳤던 지리자동차는 최근 중국 시장 '빅3'로 올라섰다. 지리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7%에 달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2013년엔 15% 수준이었지만 올해 25%대로 올라섰다.

현대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베이징현대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올해 들어 베이징 현대 1공장(연산 30만 대)을 가동 중단 하기로 결정했고, 인력 감축을 위해 베이징 1~3공장 직원 1600여 명을 내보냈다. 여기에 추가로 베이징 현대의 3공장(연산 45만 대) 일부 생산라인(연산 15만 대) 가동도 중단했다.

현대차 입장에선 정의선 부회장이 내세운 올해 'V자 회복'의 원년이 되기 위해선 중국 시장의 회복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수시로 중국을 찾아 시장 상황 및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최근 국내에 있던 중국사업본부와 중국제품개발본부 등을 중국 현지로 전진 배치했다. 중국사업본부장을 맡은 이병호 사장을 비롯한 관련 직원 대부분을 중국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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