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지분 양도 여부에 따라 상속세 등 변수…계열분리 가능성도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가족 간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진그룹이 이명희 전 이사장의 손에 운명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최대주주인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지분 보통주 1055만3258주(17.84%)에 대한 상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원태 회장과 이명희 전 이사장 등 상속인들은 법무법인 등과 함께 재산 상속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조양호 회장의 별도 유언이 없을 경우 지분 17.84%에서 이명희 전 이사장이 5.94%를 받고,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는 각 3.96%를 받게 된다. 현재 보유 중인 지분을 고려하면 조원태(6.30%) 조현아(6.27%), 조현민(6.26%), 이명희(5.94%)로 지분이 엇비슷한 수준으로 분배된다.

결국 이명희 전 이사장이 자신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거나 조원태‧현아‧현민 중 누구에게 지분을 양보하는지에 따라 그룹 내 발언권 비중이나 상속세 부담 주체 등이 달라질 수 있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공정위에 정해진 기간 안에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내부 갈등을 노출했다.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그룹 승계가 확실한 상황에서 동일인 변경 신청서 제출이 늦어진 것에 대해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가 자기 몫을 챙기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오너일가의 내부 갈등으로 한진그룹이 선대 회장 때처럼 다시 분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고 조중훈 창업주 별세 이후 장남 조양호 회장이 그룹과 대한항공을, 차남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 삼남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 막내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금융을 각각 물려받으며 계열 분리 했다.

한진그룹 주요 사업은 항공운송업(대한항공, 진에어), 물류업(한진), 호텔업(칼호텔네트워크), 정보제공업(토파스여행정보), 임대업(정석기업), 여행업(한진관광) 등으로 나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지내는 등 호텔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만큼 그룹 내 호텔 사업을 분리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현민 전 전무도 근무 경력이 있는 진에어나 한진관광 계열 분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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