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잇단 신차 출시 여파…모델 노후화에 신차 기근 지속

기아차의 미국 현지 전략 모델인 텔루라이드. (사진=기아차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올해 들어 형제기업인 현대차가 내수 시장에서 신차 출시 효과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자동차 국내 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팰리세이드, 쏘나타 등 현대자동차 가 최근 출시한 신차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신차가 없는 기아차의 판매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들어 4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15만746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판매량에 비해 9.8%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판매량은 25만5370대로 전년동기대비 9.6% 증가해 기아차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최근 들어 기아차의 판매 감소세는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의 국내 판매량은 4만2000대로 전년동월대비 16% 감소했다. 반면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12% 증가한 7만1413대에 달했다.

국내 판매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은 최근 현대차가 잇따라 선보인 신차 출시하고 있는 반면 기아차에는 국내 출시한 신차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아차의 세단과 SUV 차종에서 주력 모델들의 신차 교체시기가 아직 오지 않아 모델 노후화 문제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쏘렌토의 경우 현재 판매 중인 3세대 모델이 지난 2014년에 출시됐고 2017년에 부분변경을 거쳤다. 새로운 4세대 쏘렌토는 내년 상반기로 출시가 예정돼 있다.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 역시 2015년 4세대 모델이 나왔고 지난해 부분변경돼 신차가 나오기까지 2년여의 시간이 남아있다. 세단 차종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K5의 신형 모델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최근 기아차의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가 전체적으로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어 신형 K5가 올해 말로 출시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는 올 초 미국 시장 판매용으로 선보인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국내 시장에서도 출시하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9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아차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의 국내 도입은 시장 상황 추이를 지켜보며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에서 대형 SUV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텔루라이드에 대한 관심도 커졌으나 당사는 우선 9월 선보일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펠리세이드가 누적 계약만 6만대가 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텔루라이드가 국내 투입 될 경우 이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도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자동차의 날’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전용 모델인 텔루라이드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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