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대기 물량 4만대 넘어…올 상반기 생산량 확대 합의 했지만 턱없이 부족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팰리세이드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밀려드는 주문으로 올해 상반기 노조와의 물량 증설을 합의하는데 성공했지만 밀려드는 주문에 대기 물량이 더욱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팰리세이드 누적 계약 건수가 6만5000대를 돌파했다. 지난달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2만4632대였다. 팰리세이드를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국내 소비자도 4만 명을 넘어섰다. 특정 차량 대기 물량이 4만 대를 넘어선 건 이례적이다. 팰리세이드는 올 1월 본격 판매가 시작된 이후 매달 5000대 넘게 팔리고 있다.

물량 부족의 1차 원인은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있다. 품귀 현상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노동조합에 막혀 생산량을 늘리지 못한 탓도 크다. 노조 동의를 얻어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현대차 단체협약을 때문이다.

현대차는 생산량 확대를 추진 중이지만 노조 반발에 가로막혀 있다. 현대차 단협은 '차량을 생산하는 공장을 조정하려면 노조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말에 출시한 팰리세이드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올해 초 부랴부랴 노조와 증산 합의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울산 4공장에서 한 달에 약 8000대의 팰리세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추가 주문이 없다고 해도 5개월 동안 꼬박 차를 조립해야 대기 물량(4만 대)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미국 수출까지 진행할 예정이어서 수급 물량은 더 부족해질 전망이다.

회사 측은 최근 노조 측에 울산 4공장 외 다른 공장에서도 생산해야 한다는 요청 했다. 하지만 노조 측이 얼마 전 팰리세이드 생산량을 월 6000대에서 월 8000대 수준으로 늘린 만큼 지금 당장 논의할 수 없다고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이달부터 본격적인 올해 임금단체협상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사측 입장에선 더욱 노조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인기를 끄는 모델이라고 해도 수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대기물량이 길어진다면 고객들도 외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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