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필 편집부국장 (미래경제)

최근 사회적으로 ‘안녕들 하십니까’가 열풍이다. ‘안녕들 하십니까’는 한 대학생이 무거운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무사히 잘 지내고 있는 지를 안부 형식으로 물어 본 대자보를 말한다.

이 한 장의 대자보는 고등학교에서부터 직장인은 물론 연예인 까지 동참하면서 사회 각층에서 ‘응답’ 형식의 대자보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비단 한국에서 뿐 아니라 해외 동포들까지도 나서며 확산되고 있다.

‘안녕들 하십니까’ 확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안녕’하지 못하거나 ‘안녕’하기 힘든 시대에 ‘안녕’이라는 단어가 주는 파워(힘)에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사회적 이슈 속에 ‘안녕들 하십니까’가 조선업계에서 기묘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제조업종인 조선업계와 무슨 상관여부가 있는 것일까.

최근 조선업계는 검찰 조사와 잇따른 사고 악재로 몹시도 뒤숭숭하다. 검찰 소환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자리를 비우는 직원들이 늘고 있으며 심지어 권고사직 등으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선업계 아침 안부 인사는 “안녕하세요” 못지 않게 “어제 어디 팀(부서)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하는데...(그 팀은 문제 없죠)”가 대신할 정도라고 한다.

사회적 이슈에 젊은 층이 관심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내포하고 있는 ‘안녕들 하십니까’는 조선업계에서 검찰 조사 착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조선업체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다. 올 중순 검찰 조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또다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10월 상무이사를 비롯해 임원급 4명, 차·부장급 6명, 대리 1명 등 전·현직 11명을 검찰에 구속기소 됐으며 임원 2명과 부장 1명 등 3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10월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안전장구 가격 조정을 해 온 대우조선 직원 7명을 또 다시 적발됐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현대중공업도 10여명 안팎의 검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

A 조선사 관계자는 “아침에 출근하면 ‘어제 어느 팀 직원이 검찰에 소환됐다’는 등의 말이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며 “검찰 조사 탓에 별일 없는 지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흉흉한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조선업계가 현재의 위기를 자정 노력과 함께 납품비리 근절로 ‘응답할 수 있는 지’ 여부다.

그나마 검찰 조사 중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인사를 통해 감사팀 위상 강화를 뼈대로 한 인사 발표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자정 노력을 기울여 도덕성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비단 납품비리 이야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제발 이번만은 납품비리를 척결해 조선 세계 1위 이미지와 걸 맞는 위상을 가지길 투자자나 국민들은 학수고대하고 있다.

‘도덕성 회복으로 응답하라 조선업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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