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부터 매년 숨겨진 선행‧미담 사례 전파

23일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서울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제19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웅열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아랫줄 왼쪽부터 네번째)과 대상 수상자인 지장우 씨(아랫줄 왼쪽부터 다섯번째) 등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오롱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23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제19회 우정선행상시상식을 개최했다. 이 날 시상식에는 이웅열 이사장과 심사위원, 지난해 수상자 등이 참석해 선행을 묵묵히 실천해 온 올해의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오운문화재단은 2001년 이후 매년 시상식을 개최해 우리 사회의 숨겨진 선행‧미담 사례를 널리 알리고 있다.

올해 대상에는 보육원에서의 성장과 사회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보육원생들과 그곳을 퇴소한 젊은이들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고 있는 지장우 씨가 선정됐다. 역대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자 중에서 가장 젊은 수상자다.

자신이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르고 부모에 대한 기억조차 없는 지 씨는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리라아동복지관에서 만 18세까지 생활을 했다. 이러한 성장배경 덕분에 지 씨는 보육원생과 퇴소생들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 실제 그들의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지 씨는 본인의 성장스토리를 숨기기보다는 사회의 벽에 부딪히며 성장해나간 자신의 사례를 통해 보육원생과 퇴소생들에게 안내자가 되어 주고 가족과 같이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 주며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 씨는 보육원 퇴소 후 18년 동안 보육원의 생일잔치, 수련회, 캠프 등 다양한 활동에 후원을 지속해오며 퇴소생들의 진로상담, 연애상담 등 친근한 멘토 역할을 해오고 있다. 휴가 때에도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대신에 보육원에 머물며 보육원생들과 함께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보이고 있다. 명절에는 자신의 집에 보육원 퇴소생들을 초대해 같이 음식을 나누며 가족의 정을 나누고 있다. 최근 지 씨는 대학졸업 후 무역선에서 일해 번 돈으로 보육원 동생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휴대전화 수리점을 열었다. 보육원을 퇴소한 동생들이 자립할 수 있는 일터로 키우고 싶어서다.

본상은 한의학, 사주명리학 등 어려운 전문서적을 시각장애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녹음봉사를 펼쳐온 김용춘씨가 수상했다. 평소 한문에 조예가 깊었던 김 씨는 1996년부터 어려운 전문서적을 녹음해왔고 이를 통해 침술 등을 다루는 시각장애인들의 생업에 직접적 도움을 주고 있다. 보통 한 권 녹음에 2~6개월씩 걸리는 전문서적을 김 씨는 지금까지 164권이나 녹음했다.

또 다른 본상은 17년간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치과진료봉사를 펼쳐온 장성호씨가 받았다. 치료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진료를 받기 어려워 치료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힘든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장 씨는 자비를 들여가며 오랫동안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장려상에는 21년간 2만 시간이 넘도록 노숙인 복지시설, 복지관, 경로당, 기부매장 등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홍자(76, 서울) 씨와 평균 연령 70대의 노인들이 모여 고장 난 장난감을 무료로 수리해 주기도 하고 소외아동들에게 수리한 장난감을 기부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는 '키니스장난감병원'(인천)이 선정됐다.

올해 특별상에는 지난 2011년 제11회 본상을 수상한 한종병 씨가 받았다. 한 씨는 수상 이후에도 중증장애인 목욕봉사를 지속해온 것은 물론, 노인복지시설에서의 배식봉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나들이봉사 등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특별상은 우정선행상 수상 이후에도 선행을 이어오고 있는 이전 수상자에게 주어진다.

이웅열 이사장은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봉사는 함께하는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말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선행을 통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수상자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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