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으로 봉지라면만 단순 비교할 경우 진라면이 신라면 앞질러

최근까지 특별한 신제품이 없이 조용했던 국내 라면 시장이 변화 조심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0년간 라면 시장 부동의 1위였던 농심의 ‘신라면’ 아성이 오뚜기 ‘진라면’에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최근까지 특별한 신제품이 없이 조용했던 국내 라면 시장이 변화 조심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0년간 라면 시장 부동의 1위였던 농심의 ‘신라면’ 아성이 오뚜기 ‘진라면’에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진라면의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15.5%로 신라면(16.6%, 블랙 포함)을 바짝 쫓아온 상태다. 다만 신라면이 진라면보다 약 100원(편의점 기준) 가격이 비싸 판매액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유탕면과 스낵을 제외한 봉지라면만 단순 비교할 경우 진라면이 판매량 기준 약 17%의 점유율로 신라면(16.9%, 블랙 제외)을 앞질렀다. 이는 진라면이 1988년 출시된 후 30년만에 처음이다.

특히 만년 2등 진라면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업계에서는 저가 전략과 맛 그리고 ‘착한 기업’ 이미지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오뚜기는 지속적인 진라면의 맛 개선 노력과 저가 전략으로 농심과의 라면 점유율 격차를 좁혀왔다. 오뚜기는 매년 진라면의 국물과 면발, 건더기 등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해 지금의 진라면 맛을 완성했다.

이어 오뚜기는 지난 2008년 진라면 가격을 100원 인상한 후 10년 넘도록 한 번도 올리지 않으며 ‘착한 기업’ 이미지를 강화해왔다. 현재 편의점 기준 진라면의 가격은 720원이다. 신라면(830원)보다 약 11% 저렴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홍보비용이 늘면서 오뚜기의 영업이익이 평균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지난해 2~3분기의 경우 홍보 비용과 원재료 부담 증가로 영업이익이 부진했다.

이에 오뚜기 측은 4분기에는 라면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좋아졌으며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3.9% 증가했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 1위 농심은 최근 ‘신라면 건면’과 700원짜리 저가 ‘해피라면’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신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신라면 건면’의 경우 출시 한달만에 800만개 판매되는 성과를 냈다.

이에 농심은 3월부터 녹산공장에 신라면 건면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 생산량을 2배로 늘리고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특히 하절기면 신제품 3종을 선보이며 일찌감치 여름 라면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라면건면의 흥행에 이어 여름철 라면시장의 주도권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도토리를 함유해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도토리쫄쫄면’과 SNS 화제 레시피로 만든 ‘냉라면’, 여름철 인기메뉴인 미역 초고추장무침에서 착안한 ‘미역듬뿍 초장비빔면’을 25일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농심은 현재 4000여개 미국 월마트 지점에 입점,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나가고 있다. 농심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약 86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약 1000억원으로 농심의 8분의 1 수준이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