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자책임전문위, 현대차·모비스 사측 제안 모두 찬성

국민연금이 주총을 앞두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현대차 그룹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민연금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현대차 그룹의 백기사로 나섰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위원장 박상수 경희대 교수)는 14일 오전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심의하고 현대자동차가 제안한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키로 결정했다. 반면 경쟁사 CEO 등을 사외이사로 앉히려는 등 엘리엇의 도를 넘은 제안에 대해선 모두 거부했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각각 8.7%, 9.5% 보유한 2대 주주다. 두 회사 주주총회는 이달 22일 개최된다.

심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 제17조에 따라 기금운용본부가 수탁자책임 전문위에 결정을 요청해 이뤄졌다.

반면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정기 주주총회에 제안한 안건에 대해선 모두 반대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등 총 7조원에 육박하는 과도한 배당을 요구했다.

엘리엇의 사외이사 추천후보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밝혔다. 엘리엇은 모비스의 사외이사 후보로 중국 전기차 업체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CTO인 로버트 알렌 크루즈를 추천했다. 현대차에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스시템의 로버트 랜달 맥귄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했다. 이해상충, 기술유출 등의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엘리엇이 제안한 현대모비스의 정관 일부 변경안도 회사 규모, 사업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반대했다.

기아자동차 주총 안건과 관련해서도 정의선, 박한우 등 현 사내이사의 재선임하겠다는 사측 제안에 찬성했다. 단 사외이사(남상구), 감사위원회 위원 재선임건(남상구)건은 한전부지 매입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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