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 루이스·ISS, 사외이사 안건에 정반대 권고…막판까지 표심 잡기 총력

현대자동차 주총을 앞두고 미국계 벌처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와 현대차가 주주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22일로 예정된 현대자동차 주주총회를 앞두고 현대차와 엘리엇이 막판까지 주주들의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인 사외이사 선임건을 두고 자문사 마다 의견이 엇갈리면서 치열한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와 ISS는 현대자동차 배당 안건에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지만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ISS 발표 직후 현대차는 이사회 보강계획을 발표했고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ISS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등 주주와 여론에 호소하기 위한 양측간 신경전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외이사 안건이 혼전 속으로 빠져들면서 양측은 주총 개최 직전까지 치열한 대립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가 제안한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세 명의 후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냈고 엘리엇이 제안한 3명은 반대했다. 반면, ISS는 엘리엇이 추천한 3명 중 존 리우 박사, 로버트 랜달 맥귄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등 2명에 대해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주주들에 권유했다.

엘리엇은 12일 ISS의 결정과 관련, "ISS는 현대차가 제시한 사외이사 후보 중 두 명에 대해 반대표 행사를 추천했다"면서 "주총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우수한 자격요건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 및 배당 안건 등에 주주들이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12일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보강 계획을 밝혔다. 국적과 상관없이 전세계 각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사외이사 후보군 80여명의 풀을 만들어 운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이번 주총과 연계해 1차로 사외이사 후보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수혈해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착수한다. 이어 향후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과 전략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를 사외이사진으로 계속 보강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해 이해상충 문제 등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측은 "ISS가 찬성 의견을 낸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이라며 "이 회사는 수소전기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존 리우 후보는 ICT 분야 경력이 통신사업 부분에 집중돼있어 자동차 관련 ICT 사업 분야에 대란 적정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시장에서 근무한 통신사의 경영실적이 양호하지 않다"며 "엘리엇 후보들이 사외이사가 될 경우 엘리엇의 입맛대로 배당 확대와 무리한 경영자료 요구를 할 것이 자명해 안정적인 기업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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