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청주지역에 '스마트 에너지센터' 건설…"전력 수급 안전성 확보 차원"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하이닉스가 1조6800억원을 들여 국내 반도체 업계 최초로 자체 발전소를 짓는다. 전력 소모로 인한 지출이 큰데다, 신공장 건설이 이어지며 전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을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이천·청주지역에 '스마트 에너지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예상 투자액은 1조6800억원으로, 건설기간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 수급 안전성 확보가 필요해졌으며, 전력공급 다변화 목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열병합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20조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경기도 용인을 선정했다. 또 기존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 사업장에도 투자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이천 M16 구축과 연구개발동 건설 등에 약 10년간 20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청주에는 지난해부터 가동중인 M15의 생산능력확대를 포함해 약 10년간 3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다.

신규 공장과 기존 공장에 새 팹(fab)이 들어서며 안정적인 전력 수급 필요성이 늘어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새로 짓는 열병합 발전소는 총 570MW 용량으로, 연간 5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총 예상 소비전력 절반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전기·수도·열 등에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수도광열비는 총 9275억원으로 2017년 7860억원에서 18% 늘었다.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며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신 공장이 계속해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발전소 건설을 두고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산업 전기료 인상 추진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 발전을 줄이는 대신 태양광·풍력 같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원전에 비해 발전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은 날씨가 흐리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면 전력 생산량이 급감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의 안정적 수급이 필수적인 반도체 사업의 경우 자칫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산업용 전기 요금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한전은 물론이고 정부와 여당도 산업용 전기 요금이 지나치게 싸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요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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