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 부회장, LG전자 등 계열사 이사진 사임 예정…주요 계열사 이사회 '물갈이'

구본준 LG 부회장이 다음달 열리는 LG전자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직에서 물러난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구본준 ㈜LG 부회장이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계열사 이사직에서 물러나며 구광모 회장 체제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멤버 '물갈이'에 나선다. 구광모 ㈜LG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구 회장 숙부인 구본준 ㈜LG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이사 자리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 취임과 동시에 LG유플러스에서 지주사 ㈜LG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이 전임인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고 있던 주요 계열사 비상근이사직을 꿰찰 것으로 전망된다. 구 부회장의 사임과 주요 계열사 이사회 멤버 교체 등을 통해 LG그룹의 '구광모 체제'가 본격화하는 셈이다.

가장 먼저 진행되는 작업은 구본준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LG전자는 다음달 15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여는데, 이 자리를 통해 구 부회장은 등기 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LG전자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구 부회장은 총수 일가의 '책임경영' 일환으로 LG전자 이사회 멤버로 경영 전반에 참여해왔다. 구 부회장의 사임으로 생길 빈 자리는 권영수 ㈜LG 부회장이 메운다.

지난해 6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면서 구 부회장의 LG전자 이사회 멤버로서의 활동은 사실상 중단됐다. LG전자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9번 개최된 이사회 중에서 1~5월까지 매월 1회씩 열린 다섯번의 이사회에만 참석했다. 구 회장 취임 이후인 2018년 7월 24일 이사회를 포함해 하반기 열린 4차례 소집에는 모두 불참했다.

LG전자 외에도 구 부회장이 이사회 멤버로 속해있는 LG화학과 LG스포츠 이사직도 모두 내려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구 부회장의 사임으로 생긴 LG화학, LG스포츠 이사회 공석을 누가 메우게 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룹 지주사 ㈜LG 공동대표인 권영수 부회장의 몫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전문경영인이 맡았던 일부 계열사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그룹 총수가 지주사 대주주로만 활동하는 대신에 오너를 보좌하는 전문경영인이 계열사 이사회에서 활동하며 경영에 참여했다.

구본무 전 회장 시절 ㈜LG에 몸담았던 인물은 현재 LG유플러스 대표이사인 하현회 부회장이다. 하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 LG CNS, LG경영개발원 등 4곳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했다. 하 부회장은 지난해 7월 권 부회장이 맡았던 LG유플러스 대표이사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문경영인에게 계열사 경영전반을 책임지게 했던 그간의 관행에 따라 하 부회장이 속해있던 LG디스플레이, LG CNS 등 4개사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는 권 부회장이 이어받을 것이 유력하다.

한편, 구본준 부회장은 '장자(長子) 승계' 원칙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룹 경영 전반에서 손을 뗐으며 향후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언제, 어느 계열사를 선택해 독자노선을 꾸릴지는 미지수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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