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등 인건비 인상 가장 큰 ‘타격’…80% “5일 모두 쉴 계획”

최저임금 인상 등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 절반이 올해 설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서울 세종대로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최저임금 인상 등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 절반이 올해 설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기업 858곳을 상대로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소기업 절반 이상(50.8%)이 ‘자금사정 곤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3%포인트(p)가 증가한 수치로 반면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곳은 9.5%에 불과했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은 ‘인건비 상승’이 56.3%로 가장 많았다. 최근 2년간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임금 여파를 중소기업들이 크게 체감하고 있다는 것이 중기중앙회의 분석이다.

이밖에 ▲판매부진(47.5%) ▲원부자재 가격상승(26.9%) ▲판매대금 회수 지연(22.7%)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17.1%) ▲금융기관 이용곤란(10.6%) 등도 주요 영향으로 꼽혔다.

이 같은 자금사정 불안은 설 상여금 지급 불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설 상여금 지급계획이 ‘있다’고 답한 업체는 지난해보다 4.2%p 줄어든 51.9%에 그쳤다. 특히 상여금 ‘확대지급’ 계획을 밝힌 업체는 1.2%뿐이었으며 41%는 ‘전년 수준 지급’을, 9.7%는 ‘축소 지급’ 계획이라고 답했다.

설 상여금은 정액 지급 시 1인당 평균 65만1000원, 정률 지급 시 기본급 대비 52.5%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에 5일 모두 쉴 계획이라고 답한 중소기업은 79.8%에 달했다. 이 밖에 ‘4일 휴무’는 11.4%, ‘3일 휴무’는 5.2%로 각각 집계됐다.

상여금·원자재 구매자금·운영자금 등 설 명절 필요 자금은 지난해보다 1130만원 감소한 평균 2억206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부족자금은 5710만원 증가한 7140만원으로 나타나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지난해보다 7.8%p 증가한 32.4%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설 자금 확보 방안으로 ▲결제연기(51.1%) ▲납품대금 조기회수(38.9%)를 꼽았다. 특히 설 자금난에 대해 ‘대책이 없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10곳 중 3곳(27.9%)에 달했다. 응답기업 대부분이 매출액 기준 10억원 미만 업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기업 10곳 중 4곳(38.3)은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관행(38%) ▲고금리(33.6%) ▲신규대출 기피(31.7%) ▲부동산 담보 요구(27.9%)로 집계됐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 설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다소 나빠졌다”며 “판매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중소기업의 부담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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