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조선사 중국에 집중 전망…2009년 이후 양국간 전쟁서 한국 약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일감 부족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 세계 조선업계의 판도가 크게 변화될 전망이다. 올해 절반 가량이 폐쇄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약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330개 조선사 가운데 150개가 올해 마지막 건조 물량을 인도하고 폐쇄될 것으로 추산됐다.

글로벌 조선 시황은 지난해 회복세로 올라섰지만 신규 수주물량은 기술력이 있는 소수의 조선사에만 집중돼 대다수 조선사들이 도크를 운영할 일감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330개 조선사 중 1척도 수주하지 못한 곳은 190개에 육박했으며 이 가운데 102개는 지난 3년간 수주실적이 제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폐쇄되는 조선사는 한국 조선업의 맞수인 중국에 집중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세계 수주물량 점유율이 32%로 한국(44.2%)에 크게 밀려 세계 조선업 2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처럼 줄어든 수주물량을 소화할 조선소 수는 110개로 전 세계 조선소의 무려 33%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저(低)품질 문제도 불거지고 있어 올해 수주를 대폭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시운전 2년 만에 폐선 결정이 난 후동중화조선의 LNG운반선 글래드스톤호다. 북유럽해상보험협회에 따르면 2007~2015년건조된 4426척 선박에 대한 보험금 청구 비율에서도 중국 조선소 비율이 89%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한국 조선사들은 기술력이 필요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등을 발판으로 전 세계 발주물량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특히 화물창 온도를 영하 163도 이하로 낮춰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를 액체로 안전하게 유지·운반해야 하는 ‘선박 기술의 꽃’인 LNG 운반선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는 지난해 전 세계 LNG운반선 물량 76척 가운데 87%인 66척을 수주했다.

올해 연초 수주 성과도 좋다. 대우조선이 지난 14일과 18일 연이은 두 차례 수주계약으로 VLCC 6척 물량을 확보했으며 현대중공업도 지난 18일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올해 한국의 약진과 중국의 퇴조가 극명하게 나타나면 2009년부터 시작된 양국 조선업계 간 전쟁에서 한국이 승기를 잡게 될 전망이다.

지난 2009년을 정점으로 글로벌 시황 악화 탓에 당시 396개이던 중국 조선사는 지난해 말 기준 110개로 72% 급감한 상태다. 한국 조선사도 같은 기간 39개에서 11개로 약 72% 줄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양국이 전 세계적으로 줄어든 수주 물량을 두고 경쟁해왔는데 이제 세계 조선시황 반등과 함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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