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및 경영 상황 악재로 매각설 수면위로…“단순 루머” 강력 부인

서울의 대형마트에 오비맥주 '카스'가 진열돼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국내 주류업계의 매각설이 심심찮게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오비맥주’와 ‘보해양조’ 등 주류 회사들은 이 같은 매각설에 “루머다”라고 부인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국내 1위 맥주브랜드 ‘카스’를 판매하는 오비맥주의 매각설이 이어지고 있다. 대주주인 AB인베브가 자금 마련을 위해 오비맥주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욱이 오비맥주가 희망퇴직까지 진행하면서 매각설에 무게가 실렸다. 일부 언론에서는 신세계그룹과 인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하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당시 매각설에 대해 브루노 코센티노(Bruno Cosentino) 오비맥주 사장은 “단순 루머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신세계도 “인수 추진설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면서 일단락됐다.

다면 관련 시장에서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AB인베브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자금 수혈이 필요할 경우 오비맥주 매각은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이 같은 매각설은 광주와 전남의 주력 브랜드인 보해양조도 제기됐다.

지난해 말 긴급이사회를 열고 조직 통폐합과 권고사직,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결국 실적이 악화되면 사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보해양조는 “근거 없는 루머”라며 “법적조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강력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부인했다.

부산 향토 기업인 대선주조 역시 매각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실적이 나쁘지 않지만 대주주인 비엔철강의 부채가 문제로 작용했다.

비엔철강의 2017년 말 연결 기준 부채는 1349억원이다. 자산 총계(2268억원)를 고려하면 큰 액수는 아니지만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718억원으로 유동자산 639억원보다 많기 때문이다. 자금 마련을 위해 대선주조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매각설들은 주류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지방 소주회사의 경우 하이트진로 ‘참이슬’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참이슬 점유율은 국내 대부분 지역에서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비맥주의 경우 국내 1위 맥주 회사지만 본사 입장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회사는 아니기에 글로벌 전략으로 매물로 내놓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주류회사의 매물은 언제든 나올 수 있으며 이 같은 매각은 경쟁 관계가 깨지면서 주류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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