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요금제 할인율 증가 영향…온라인 마켓 중심 시장 확대

최근 들어 자급제 공급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스퀘어를 찾은 시민들이 아이폰XS 시리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통신비 인하와 함께 관심을 모았던 완전자급제가 도입 여부를 두고 제자리 걸음인 가운데 국내 자급제폰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통신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통신비 인하와 함께 완전자급제 도입이었다. 하지만 대리점의 반발 등으로 논의만 됐을 뿐 실제 제도화가 되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급제 공급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5일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자사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항목을 신설하고 휴대폰 판매업자 누구나 입점해 휴대폰을 판매하도록 했다.

자급제폰은 통신 3사 유통점을 거칠 필요 없이 가전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바로 살 수 있는 '공기계(통신 개통이 안 된 스마트폰)'를 말한다.

기존 통신 서비스 가입과 휴대폰 구입을 동시에 하고 1·2년 약정을 맺는 방식과 달리 매장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뒤 원하는 통신업체에서 통신 서비스만 가입한다. 가입 시 약정을 맺어 요금의 25%를 깎아주는 선택약정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자급제폰 시장은 작년에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0%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4~5년 전만 해도 국내시장은 SK텔레콤 등 통신 3사가 직접 유통하는 스마트폰이 거의 100%였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직접 판매점에 물건을 공급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부가 2년 전부터 매달 통신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정책을 펴면서 자급제폰 시장이 급팽창하기 시작했다.

업계 1위 SK텔레콤의 박정호 사장은 공식 자리에서 완전자급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등 자급제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기 시작했다.

약정요금제 할인율 증가 등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네이버뿐 아니라 11번가,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과 우체국 등이 자급제폰 유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급제폰으로 나오는 모델들도 올해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공통으로 출시하는 모든 스마트폰을 자급제폰으로도 팔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뿐 아니라 화웨이·샤오미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다양한 자급제폰을 국내시장에 내놓고 있다.

자급제폰 시장을 노린 브랜드도 나올 예정이다. 휴대폰 유통업체 착한텔레콤은 지난 14일 과거 국내 휴대폰 시장 강자였던 팬택과 '스카이'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상반기 자급제폰 2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일본 소니와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 해외 스마트폰 업체들은 연이어 국내에 자급제폰을 출시하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지난해 각각 20만원대 스마트폰 '노바라이트2'와 '홍미노트5'를 국내시장에 자급제 모델로 출시했다.

자급제폰 시장 확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동안 통신사로부터 지원을 받아온 중소 휴대폰 판매점 입장에선 고객 감소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급제폰 시장 확대는 대부분이 중소 판매점인 국내 통신 시장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스마트폰 유통 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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