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넥슨 김정주 대표·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은퇴 시사

(왼쪽부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정주 넥슨 대표, 이웅열 코오롱 회장. (사진=뉴스1, 각사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갑작스럽게 재계 오너들 사이에서 '조기 은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이끌던 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사장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데 이어 연초부터 넥슨의 김정주 회장과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까지 은퇴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일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오는 2020년말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서 회장은 "은퇴 이후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아들에겐 이사회 의장을 맡겨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국내 게임기업 넥슨의 김정주 대표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며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면서 "방안이 구체적으로 정돈되는 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너들의 조기 은퇴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1월에는 풀무원 창립자인 남승우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사원 1호'였던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바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도 지난 연말 갑작스레 전격 은퇴 선언을 했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이자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 중 한 사람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고 삼성복지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랜드그룹의 창업주이자 오빠인 박성수 회장과 함께 회사 살림을 챙겨온 박성경 부회장도 회사 일을 떠나 이랜드재단 이사장이 됐다.

재계에서는 오너들의 잇단 은퇴 시사를 두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기업 환경과 점점 강화되는 대기업 규제, 경영권과 소유권의 분리를 바라는 안팎의 압박, 천문학적인 상속세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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