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수판매 17년 만에 최대 실적…해외시장 여전히 부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2년만에 판매 회복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수출을 위한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연간 판매량이 2년 만에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개소세 인하 등 정부의 부양책으로 내수 시장에서는 선방했지만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일 업체별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을 포함한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총 823만1418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내수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54만5604대를 기록했다. 해외판매는 같은 기간 소폭(0.6%) 증가한 668만7128대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실적은 전년 819만7536대와 비교해 0.4% 확대됐다. 이들 5개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5년 901만1240대를 기록했다가 2016년 889만530대, 2017년 819만6053대로 급감했다. 국산 완성차 5개사의 글로벌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년만이다.

내수판매는 전년 155만80대와 비교해 소폭(0.3%) 감소한 154만5604대다. 소비위축 등으로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됐으나 개소세 인하 혜택 등 정부 정책에 힘입어 판매감소를 어느 정도 방어했다.

내수판매에서는 현대·기아차, 쌍용차의 선전이 두드려졌다. 르노삼성은 모델 노후화로 내수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GM은 지난해 초 군산공장 폐쇄 조치 후 경영위기 사태를 겪으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현대차의 연간 내수 판매는 72만1078대로 2002년 73만2549대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 내수 판매량은 2015년 71만4121대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60만대 선에 머물다가 지난해 다시 70만대 돌파에 성공했다.

신형 그랜저IG와 싼타페 등 공격적인 신차 출시가 이뤄진 데다 아반떼·쏘나타로 대표되는 현대차의 세단 라인업도 선전하면서 내수 70만대 돌파에 성공했다.

기아차 역시 모닝과 K시리즈가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면서 전년 대비 1.9% 늘어난 53만1700대의 내수 판매량을 기록했다. K시리즈의 경우 전년 대비 27.4% 증가한 14만 5838대가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쌍용차는 티볼리와 렉스턴이 내수 판매를 끌어올리며 전년 대비 2.3% 확대된 10만9140대의 판매량을 보였다. 9년 연속 판매량이 늘어난 쌍용차는 경영위기를 겪었던 한국GM을 제치고 15년만에 내수 3위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판매에서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신흥국 시장 공략에 성공한 현대·기아차 덕에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 늘어난 668만7128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업체별로 뜯어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의 해외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각각 7.7%, 5.8%, 22.2%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 부진이 계속되자 신흥국 공략에 집중하며 판매감소를 가까스로 방어했다. 러시아에서는 역대 최대인 4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미국 판매량은 지난해 11월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년 대비 감소한 실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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