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가격할인율·액정 수리비·중고 보상 차이 커…1차 출시국도 매번 밀려

서울 시내의 아이폰 매장 앞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애플이 아이폰에 대한 한국 차별이 심해지고 있다. 매번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되고 있는 가운데 단말기 가격 할인율이나 액정수리비‧중고폰 보상 등이 다른 출시국에 비해 차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대놓고 한국 시장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는 애플이 미국과 일본에서 운영하는 휴대폰 파손 대비 보험 프로그램인 '애플케어플러스'가 없다. 애플케어플러스는 매달 9.9달러를 지불하면 아이폰 보증기간을 연장하는 프로그램으로, 2년간 제품을 보장하고 소비자 과실로 인한 파손도 무상 또는 합리적인가격으로 수리할 수 있다.

아이폰의 취약점인 액정이 손상됐을 때 한국에선 35만원을 내야 하지만 애플케어플러스에 가입돼 있으면 3만원에 수리할 수 있는 식이다. 최근 한국에서 배터리 할인 교체 행사로 배터리 교체를 3만4000원에 진행했지만, 애플케어플러스에 가입된 경우 무료 교체가 가능하다.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센터도 한국에는 가로수길 하나뿐이지만 일본 9곳, 홍콩 6곳, 중국에 43곳으로 차이가 크다. 한국에서는 애플에서 AS 위탁해 운영하는 유베이스 등 사설 업체가 서비스를 주로 담당한다. 그렇다 보니 지점마다 AS 품질이 중구난방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최근 애플코리아는 내년 1월 말까지 아이폰 ‘트레이드-인’(교환판매) 프로모션을 서울 가로수길 직영매장 '애플스토어'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구형 기기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보급형 아이폰XR(99만원)은 69만원, 프리미엄 사양인 아이폰XS(137만원)는 107만원에 구입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보상 후 구입 비용을 비교해본 결과 아이폰8 반납 후 아이폰XS을 구매하는 경우 가격차가 최대 몇 십만원에 이르는 것 나타났다.

애플의 한국 차별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구형 아이폰 기종에서 배터리 노후화로 발생한 갑작스런 꺼짐 현상을 해결하는 조치라는 핑계로 사전 동의나 고지 없이 아이폰 운영체제(iOS)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폰 운영속도를 떨어뜨리는 조치를 단행해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았다. 세계 곳곳에서 소송이 불거지자 '배터리 교체'로 방향을 바꿨지만 홈페이지 등에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전화로 문의하는 일부 소비자 대상으로만 교체를 안내해 빈축을 샀다.

또한 매년 신제품 1차 출시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국내 고객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한국 시장 차별적 태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모델인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종주국이라는 점에서 차별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일 한국소비자원, 스마트폰 업계 등과 간담회를 열어 스마트폰 품질보증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LG전자가 참여해 정부 방침을 따를 계획임을 밝혔지만 애플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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