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악화 불가피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규격을 적용한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반도체 호황이 정체기로 접어드는 가운데 내년도 반도체 시장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조사에 따르면 내년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1645억달러(약 185조원)로 올해보다 0.3% 줄어들 전망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548억달러(-0.6%) ▲유럽 78억달러(-4.5%), ▲일본 70억달러(-3.7%)로 대부분의 시장에서 역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규모는 949억달러로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모든 시장에서 D램 매출액이 16% 이상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꺾인 수치다. 특히 올해 아시아와 미국 시장은 지난해보다 33% 이상 늘어나며 시장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도 세계 D램 시장은 전년보다 60% 이상 확대됐으나 올 4분기부터는 고공행진을 멈췄다.

내년도부터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지면서 4분기부터 D램 가격 하락도 본격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도체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세계 3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이자 국내 반도체 업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앞다퉈 두 업체의 목표 주가 및 실적 전망을 낮추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2세대 10나노급 8GB LPDDR4X 모바일 D램 패키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내년 한국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120억8700만달러로 올해보다 34.7%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D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높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고, SK하이닉스는 80%에 이른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반년 넘게 진행중인 세 회사의 가격 담합 조사도 결론이 나지 않아 해를 넘기게 됐다. 한국 반도체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재를 받게 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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