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영향 거래실종으로 경매물건 많아지고 저가 선점 노린 사람으로 북적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진행건수, 총 응찰자수, 낙찰총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황에 판매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면 아울렛에 상품이 넘겨지듯 부동산 경기침체로 거래실종이 일어나 하우스푸어가 넘쳐나자 경매 행 부동산이 봇물을 이뤘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진행건수는21일까지 1만4437건이며 이달 말까지 예정된 건수는 총 1만5380건으로 집계됐다. 진행건수는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3년 연속 증가했다. 금융위기 이후 하우스푸어가 많이 생겨나면서 수도권 아파트 경매 물건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상반기 경매시장은 물건만 많았던 건 아니었다. 물건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법원 아울렛에는 손님으로 넘쳐났다.

4.1대책 발표로 부동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취득세 감면 효과, 그리고 그간 매입을 미뤘던 매수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법정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총응찰자는21일까지 3만6396명으로 이미 역대 최대치인 3만4477명을 넘어섰고 30일까지는 4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많은 물건 수에 응찰자가 증가하면서 자연히 경매시장에 뭉칫돈이 몰렸다. 낙찰총액이 21일까지 1조667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으며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상반기 총합계는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아파트 진행건수가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정반대로 지방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은 투자재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 아파트는 실수요 위주의 보유형태를 띄며 금융위기 부동산 침체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과거 지방 미분양 물량이 많이 생기면서 건설사들이 공급을 줄이면서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져 일반매물뿐 아니라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수도 적어졌다.

지방 진행물건수는 6609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보이면서 전국 아파트 물건 대비 31.4%의 비중을 차지했고 수도권은 68.6%나 됐다. 낙찰총액은 수도권의 비중이 더 커 80% 가까이 된 반면 지방은 20%대에 머물렀다.

총응찰자수 역시 수도권이(3만6396명) 비수도권에(1만8472명) 비해 2배가량 많았다. 수도권 지역 진행건수, 낙찰총액, 총응찰자수의 전국 대비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보다 모두 상승 했고 반면에 지방은 모두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중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렸던 사례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 전용면적 48.6㎡ 비선아파트로 지난 2월 4일 감정가 2억5000만원에서 3번 유찰 돼 최저가가 1억2800만원까지 떨어진 후 61명이 응찰해 감정가 대비 70.8%인 17699만원에 낙찰됐다. 권리관계상 문제가 없고 소형아파트임에도 3번이나 유찰돼 최저가가 절반까지 떨어져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단일 호수로 감정가가 가장 컸던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전용면적 301.5㎡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로 감정가가 65억원이나 된다. 역대 아파트 중 감정가가 가장 크기도 하다. 지난 6월12일 감정가 65억원에서 한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52억원까지 떨어진 후 감정가 대비 80.6%인 52억4100만원에 낙찰됐다.

두번째 감정가가 컸던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전용면적 244.3㎡ 상지리츠빌카일룸으로 미래저축은행 윤현수 회장 소유 아파트다. 지난 1월 30일 감정가 60억원에서 두번 유찰돼 38억4000만원까지 최저가가 떨어진 후 감정가 대비 75.2%인 45억1050만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올 상반기는 하우스푸어와 거래실종이 양산한 경매물건이 법정에 넘쳐났고 회복 기대감에 저가매물을 사려는 입찰자들이 몰리면서 유입과 소진(input과 output)이 활발해 경매시장이 분주했다”고 설명했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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