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행동주의 펀드 KCGI 한진 칼 지분 9% 확보…경영 참여 의사 밝혀

갑질논란과 탈세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진그룹이 이번엔 경영권 위협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사진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갑질논란과 탈세 혐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진그룹이 이번엔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에 맞서 경영권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자목적 유한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지분 9%를 확보했다고 전날 저녁 공시했다. 이에 따라 그레이스홀딩스의 대주주인 KCGI는 조양호 회장(17.84%)에 이어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KCGI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 1세대로 평가받는 강성부 대표가 올해 7월 설립했다. 지배구조때문에 저평가된 기업을 골라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올려 수익을 내는 걸 목표로 한다.

KCGI는 공시를 통해 "장래에 회사 업무 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하면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와 방법에 따라 회사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KCGI 지분 취득을 두고 한진칼의 이사회 구성원 교체를 통한 경영권 참여, 더 나아가 주요주주나 소액주주와 손잡고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겠다는 의사로 해석하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진에어, 한진, 칼호텔네트워크, 한진관광 등을 자회사로 두고있는 지주회사다. 현재 조 회장이 17.84%를 비롯해 조원태 사장 등 오너 일가가 28.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히 비교하면 KCGI의 지분 9%는 조 회장 일가의 28.95%에 비춰 한참 못 미친다.

다만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8.35%)의 경우 '땅콩회항'이나 '갑질폭행' 등 한진그룹 일가의 일탈 행위가 이어지자 주주권을 내세워 대한항공을 압박한 바 있어 향후 주주들의 권한 행사가 더욱 강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진칼은 내년 3월 17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특히 이사회 구성원 7명중 3명의 임기가 이 때 만료돼 새로운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이사회 선임 과장에서 KCGI가 목소리를 낼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따라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의 대응도 주목된다. 조 회장은 프랑스 출장중에 사모펀드의 경영권 공격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며, 이달 말로 예정된 재판과 내년 3월의 주총 등을 감안해 선제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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