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매장 문 닫고 HMR·배달 서비스로 새로운 수요 잡기

CJ푸드빌에서 운영 중인 빕스 매장 모습.(사진=CJ푸드빌 제공)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외식경기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CJ그룹의 외식전문 계열사 CJ푸드빌이 ‘계절밥상’ ‘빕스’ 등 외식 브랜드의 몸집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적자 매장을 과감하게 없애는 대신 실속이 되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식 트랜드가 배달 서비스 등으로 변한 점도 영향을 미치며 배달 서비스와 도시락 등으로 새로운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빕스와 계절밥상은 연내 10여개 이상의 매장을 줄일 예정이다. 이미 빕스 여의도점을 비롯해 강동점·순천점이 폐업했고 계절밥상도 창동점과 구리점 등이 문을 닫았다.

2015년 말 92개까지 늘었던 빕스 매장은 현재 74개까지 줄었고 한때 잘 나가던 계절밥상도 지난해 말 54개로 고점을 찍은 뒤 올해 45개까지 감소했다.

연내 추가로 문을 닫는 매장까지 고려하면 두 브랜드를 합친 매장 수는 내년 초 100개 안팎이 될 전망이다.

한때 CJ푸드빌의 대표 외식 브랜드였던 빕스와 계절밥상이 문을 닫는 것은 외식업 경기불황과 임대료·인건비 등 부담이 늘어난 탓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다양한 콘셉트의 외식 브랜드들이 생기면서 기존 고객들의 이탈도 타격으로 작용했다.

실제 CJ푸드빌의 영업손실은 2016년 22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38억5000만원으로 더 늘어났다.

CJ푸드빌 측은 일부 계약만료, 수익률 저하 매장을 정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외식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수익성 사업 전략을 논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O2O 배달 서비스와 HMR 개발이다.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었지만 배달 서비스와 도시락 등으로 새로운 수요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실제 계절밥상은 지난 7월 HMR 제품을 출시하고 신선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에 입점했다.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제품을 온라인으로도 선보인 것이다. 반응도 나쁘지 않아 출시 2주 만에 온라인에서 4200여개 이상이 팔렸다.

지난 8월에는 매장의 한식 메뉴를 포장 판매하는 ‘계절밥상 그대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메뉴 20여종을 매장에서 픽업하거나 배달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HMR 신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계절밥상이 가정간편식(HMR) 신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사진=CJ푸드빌 제공)

CJ푸드빌 관계자는 “급변하는 소비환경과 트렌드에 맞춰 매장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변화에 나서고 있다”며 “계절밥상은 한식이라는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변신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빕스 역시 HMR인 ‘다이닝 인 더 박스’(Dining in the Box)를 출시하고 배달앱과 제휴를 통해 O2O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제당센터점과 명동중앙점 등에서 상권별 특화 모델도 시험 중이다.

특히 지난 9월에는 빕스(VIPS) 10개 매장에 시범 출시한 고품격 HMR인 ‘다이닝 인 더 박스’를 출시 한 달 만에 전 매장에 확대 판매를 시작했다.

회사 측은 언제 어디서나 쉽고 간단하게 빕스와 계절밥상의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HMR을 강화하고 O2O 배달 앱과 제휴를 통해 판매 채널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CJ푸드빌의 변화에 대해 시대에 맞춘 바람직하다는 평가와 함께 푸드빌 만의 특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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