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직영 주유소 즉시 가격 반영…자영 주유소 재고 소진 까지 체감 늦춰질 듯

정부는 6일부터 내년 5월6일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5% 인하한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6일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유류세가 15% 인하된다. 인하 효과가 100% 반영된다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3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6일 0시 출고분부터 내년 5월6일 출고분까지 유류세 15% 인하가 반영된 가격으로 주유소에 휘발유, 경유, LPG 부탄을 공급한다. 10년 만에 단행되는 이번 유류세 인하율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정부는 6개월간 약 2조원의 유류세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가 100% 가격에 반영될 경우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3원, 경유 87원, LPG·부탄은 30원이 인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00㏄ 중형 승용차를 기준으로 휘발유를 가득 주유할 경우 최대 8610원의 유류비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국내 자영주유소의 재고 소진에 따라 소비자 체감 시기가 다소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류세는 정유사에서 기름이 출고되는 시점에 부과된다. 일반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자영주유소는 통상 1~2주 정도의 재고분을 쌓아놓기 때문에 이미 기존 유류세를 내고 기름을 사왔다면 재고 소진까지 가격 인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는 재고와 상관없이 즉시 유류세 인하를 반영해 기름을 판매할 방침이다. 하지만 직영주유소는 전국 1만2000여개 주유소의 10%에 그쳐 가격 인하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유류세 인하가 실질적인 휘발유 등의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제유가의 가격 상승 폭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08년 3~10월의 경우 유류세를 10% 인하했지만, 오히려 이전인 1~2월 리터당 평균 휘발유값 1653원보다 50원 상승한 평균 1703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넘게 오르면서 유류세 인하분을 오히려 상쇄시킨 것이다.

다만 2008년과 달리 현재 국제유가가 하락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10월 중순까지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선을 유지했으나, 공급이 활력을 띄면서 이번달 초에는 70달러선으로 내려왔다.

또 전날 우리나라가 대이란 제재 예외국으로 분류된 점도 국제유가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 2015년 이란 핵합의 타결로 완화했던 대이란 제재를 5일 전면 복원했다. 하지만 한국은 제재 예외를 인정받는 8개국 중 하나로 인정 받아 한시름을 놨다. 외부적인 불확실성은 일단 크게 낮춰 유류세 인하 효과에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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