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중간지주사 전환 언급…SK하이닉스 역량 강화에 집중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우)이 최태원 회장(좌)이 가장 아끼는 계열사 이자 SK그룹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역량강화에 중점을 둔 중간지주사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최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CEO세미나를 통해 중간지주사 전환 로드맵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간지주 개편이 최태원 회장이 가장 아끼는 계열사 이자 SK그룹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개편 작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31일 SK그룹 및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19일 제주에서 열린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SKT의 변화, 혁신 그리고 고민'을 주제로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율을 상향하고, 뉴 ICT 사업을 이동통신사업(MNO)과 대등하게 배치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표에 따르면 이번 중간지주사 개편 작업은 현 지분구조에서의 지주사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돼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19조 원, 영업이익 9조9413억원을 거둔 핵심 계열사다. 따라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개편으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로 현행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M&A를 실행하려면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한다.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사상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 속에서도 M&A 등을 통한 사업 확장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물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간지주회사로서 투자부문(중간지주)과 사업부문(SK텔레콤)으로 물적분할한 뒤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를 소유하는 구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은 남아 있다. 지난 8월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회사 의무보유지분 규정이 현행 20%에서 30%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은 20.7%로, 중간지주사는 SK하이닉스의 지분을 지금보다 더 확보해야 한다. 지금 주가 수준이라면 SK텔레콤은 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해 SK하이닉스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SK텔레콤의 중간 지주사 전환이 지속적으로 언급돼 왔던 만큼 머지않은 시점에서 개편 시나리오가 구체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중간 지주사 전환도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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