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비 총 2조7000여억원 달해…대출금리 산정·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검사도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음달 19일부터 약 한 달간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한다. 은행을 대상으로 한 종합검사는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금융당국이 내달 중순께 농협금융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음달 19일부터 약 한 달간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한다. 은행을 대상으로 한 종합검사는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올 하반기 경영실태평가가 예정된 농협은행이 은행권 첫 종합검사 대상에 선정되면서 시중은행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금감원의 농협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방식과 강도에 따라 향후 금감원의 검사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종합검사에서는 농협은행·지주의 농업지원사업비 적정성 문제가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농협금융지주 소속의 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등은 농협금융의 100%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에 매년 농업지원사업비를 낸다.

농협중앙회는 이를 농업인 지원과 지역발전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농협금융이 2012년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로 분리된 후 농협중앙회에 지급한 농업지원사업비는 올해까지 총 2조7050억원에 달한다. 올해의 경우 농협중앙회는 총 4300억원의 농업지원사업비을 받는데, 이중 80% 이상이 농협금융 몫이다.

별다른 수익원이 없는 농협중앙회로선 농민 지원을 위해 농협금융이 사업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여긴다. 반면 금융권에선 금융회사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적정선은 지켜야 한다고 못 박으면서 양측간 이견이 갈리고 있다.

농업지원사업비는 직전 3년 평균 영업수익이 10조원을 넘으면 영업수익의 1.5%~2.5%를 부과하고, 3조~10조원이면 0.3%~1.5%, 3조원 이하면 0.3% 이하로 부과한다. 올해 부과율은 농협은행이 기준 상한선인 2.5%로 전년 2.45% 대비 0.05%포인트 상향됐다.

농협손보도 지난해 0.3%에서 올해 1.5%로 크게 올랐다. 여기에 농협금융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농업지원사업비를 빼고도 1조771억원에 달해 내년에 농협중앙회에 지급할 배당금도 상당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농협금융이 '시스템적 주요 은행지주회사'(D-SIB)로 선정돼 적정한 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친 농업지원사업비와 배당금 지급은 재무 건전성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종합검사에선 전반적인 내부통제 수준과 대출금리 산정체계, 자금세탁방지를 비롯한 준법감시 시스템 등에 대한 검사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뉴욕지점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미비로 미국 뉴욕 금융감독청(DFS)으로부터 1100만달러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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