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콜 비용, 신흥국 환율 리스크에 수익성 악화

서울 서초구 기아차 사옥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발생한 리콜 비용으로 올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올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4조 743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 경상이익 3163억원, 당기순이익 297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3분기 대비 소폭(0.2%)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해 3분기에는 통상임금 패소 관련 대손충당금을 1조원 가까이 반영하며 영업적자를 기록한 만큼 흑자전환은 이에 따른 착시효과로 볼 수 있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도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을 28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이에 못 미쳤다. 통상임금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2016년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4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기아차의 수익성 악화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에어백 제어 유닛 결함으로 50여만대의 리콜을 결정한 영향이다. 리콜과 함께 엔진 문제를 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KSDS) 장착 등 무상수리비용이 2800억원가량 발생했다.

여기에 신흥국 통화 약세에 따른 환율 리스크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판매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3분기 기준 기아차의 해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55만9243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량은 같은 기간 4.1% 줄어든 12만6153대에 그쳤다. 이를 더한 글로벌 판매는 68만5396대로 전년 3분기 대비 1.0% 축소됐다

기아차는 4분기에도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차 판매 확대, 레저용 차량(RV) 판매 비중 확대, 신흥시장 공략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4분기 신형 K3 판매가 본격화되며 연말 신형 쏘울에 이어 내년 초 대형 SUV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 등 신차를 투입하면 실적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시장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매회복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른바 체질개선으로 SUV급에서는 올해 출시한 중국형 전략 차종 4개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신흥국 판매 시장 공략도 가속화 한다. 기아차 인도 공장은 지난해 10월 착공 후 현재 공정율 87%를 기록 중이다. 내년 상반기 내 시험 생산을 시작으로 9월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현지 전략차종을 앞세워 판매 확대를 도모한다. 기아차가 러시아에서 올해 3분기까지 판매한 차량은 15만 5654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2%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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