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에 2010년 이후 최저치…영업이익률 1% 수준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3분기 대내외 악재 속에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 당기순익 306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인 7000억∼8000억원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매출은 전년 3분기 대비 소폭(1%) 확대됐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무려 76%, 67.4% 감소했다.

매출 확대에도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주력 해외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판매부진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 9월 누계 기준 중국 판매는 56만11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7% 확대됐지만 사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 하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미국에서는 제네시스 판매량이 500대 밑으로 떨어지며 고급화 전략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해외 판매의 경우 유럽 권역과 신흥시장에서의 선전에도 북미 및 중국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94만9785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판매를 받쳐주던 신흥국의 통화약세도 영업이익 급감의 원인이 됐다. 주요 신흥국 중 하나인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원화 대비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했다. 러시아 루블화 등 신흥국 통화들 대부분이 약세를 보이며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

비용지출도 상당했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에어백 컨트롤 유닛 결함에 따른 쏘나타 15만5000여대 등을 리콜 조치하며 1000억원가량의 판매보증비용이 발생했다. 엔진결함을 방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KSDS) 장착 등 무상점검을 리콜 관련 지출 비용만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더한 현대차의 3분기 비용 지출금은 3조4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비우호적인 환율여건과 판매보증비용 증가는 매출원가율 확대로 이어졌다. 3분기 기준 현대차의 매출원가율은 84.9%로 전년 동기에 비해 2.8%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3.8%포인트 떨어진 1.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원가절감 노력에도 매출원가율 확대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차는 무역갈등 고조와 주요 해외시장의 경기불황으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익성 방어를 위한 전략으로는 SUV, 고급차 등 고수익 차급 라인업 강화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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