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직원 중심 디지털 뱅킹 선도, 조직문화 쇄신 등 변화 이끌어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다음달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취임 당시 허 행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 노동조합과의 신뢰회복 등을 내세웠다. /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지난 5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다음달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취임 당시 허 행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 노동조합과의 신뢰회복 등을 내세웠다.

지난해 11월 허 행장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KB,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KB를 지향하며 디지털뱅크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가장 많은 고객 수와 거래량을 바탕으로 고객 기대에 맞추는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노사관계에 대해 “신뢰를 회복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며 “노사관계에 왕도는 없고 길이나 방법이 다를 수 있어도 조직을 생각한다는 목표는 노사가 같다”고 덧붙였다. 허 행장은 장기신용은행 재직 시절에 노조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허 행장은 취임 5개월 차에 접어든 지난 4월 ‘고객‧직원 중심의 디지털 기반 KB’를 경영 슬로건을 내세우며 리딩뱅크 수성 의지를 불태우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허인 행장은 올해 2분기부터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하고 직원들이 더욱 고객과 마케팅에 전념하면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전 영업점에 디지털 창구 서비스를 접목해 종이서식 기반에서 디지털 기반 방식으로 업무 전환을 추진할 계획을 밝히는 등 대대적인 변화도 예고했다.

이 같은 허 행장의 변화 의지 속에 국민은행은 최근 회의와 보고과정에서 종이와 PPT를 없앤데 이어 직원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본점을 수평적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 6월 21일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허인 KB국민은행장이 KB X BTS 콜라보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뉴스1)

본점 임원실과 부장실은 유리벽 등을 이용해 개방형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팀장을 중심으로 팀원들이 앞쪽에 2열로 앉는 기존 티(T)자 구조의 사무실 배치도 팀장과 팀원이 나란히 앉아 일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 7월 조회사를 통해서도 “이번 하반기가 디지털 KB를 향한 추진력 강화 방안을 더 깊이 고민할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과 모바일의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인력과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에 걸쳐 디지털 뱅킹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전날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해 무인점포 수준의 업무 처리능력을 갖춘 ‘스마트 텔러 머신(STM·Smart Teller Machine)’ 운영을 확대하기로 했다. STM은 기존 금융 자동화기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지능형 자동화기기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최근 각 직원이 파일로 보유한 보고서를 중앙서버로 집중화하는 콘텐츠관리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검색기능을 활용해 원하는 문서를 쉽게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협업기능을 이용해 직원간 문서작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한편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전 지점에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여직원은 내년 4월 말까지 자율 의사에 따라 유니폼과 자율복 중 선택해 착용하고 내년 5월부터는 완전 자율복 체제로 전환한다.

이와 함께 넥타이를 매지 않는 이른바 ‘노타이(No-Tie)’ 및 ‘비즈니스 캐주얼’이 가능토록 했다. 다만, 전직원 모두 청바지와 라운드티셔츠, 운동화 등의 지나친 캐주얼 복장은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좀 더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는 허인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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