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5G 인프라 구축에 10조 투자…보안 이슈 등 장점 내세워 공략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김영기 사장이 5G 통신장비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내년 3월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장비업체들이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5G 네트워크 장비 선정이 이르면 다음 달 이뤄짐에 따라 글로벌 점유율 1위 화웨이를 비롯해 삼성전자‧에릭슨 등이 사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1일 이통 장비업체인 에릭슨LG는 서울 가산동 5G 연구개발(R&D)센터에서 오픈하우스 행사를 열었다. 장비업체로는 화웨이(6월 중국 상하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삼성전자(7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이어 세 번째 미디어 행사였다.

내년 상반기 5G 상용화를 앞두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5G 인프라를 갖추는데 앞으로 5년 내 10조원대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초도 물량만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통신장비업체들이 국내 5G 사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 장비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45%)-노키아(25%)-에릭슨(18%)-화웨이(12%) 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은 세계 시장에서는 3%대 점유율에 불과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화웨이는 4G 때부터 LG유플러스의 서울·경기권에 장비를 공급하면서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 진출했다.

그동안 장비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보안'이었다. 경쟁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1위 화웨이가 미국·호주·영국 등에서 보안 위협 때문에 사업 참여에서 배제된 사실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또한 국내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 에릭슨LG는 ‘한국과 동행’을 유독 강조했다. 이 회사 패트릭 요한슨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 900여 명 중 4명만 외국인이다. 연 매출 3000억원 중 1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영준 에릭슨LG 연구소장은 "글로벌 R&D 인력 2만6000여 명 중 국내 R&D 인력 500여 명이 핵심인력"이라며 "이들이 10년 가까이 준비해 온 5G 솔루션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개방형 공급 구조를 통해 국내 중견·중소기업과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 부문(DU)과 무선 기지국(RU) 간 전송 프로토콜인 무선공공인터페이스(CPRI) 기술을 개방해 중소기업이 개발한 RU를 직접 통신사에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협력업체가 통신사에 공급한 부품과 장비·소프트웨어가 2300억원 규모라는 설명이다.

장비업체들이 이렇게 공개 구애를 하는 사이, 이통사들은 심사숙고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조만간 장비 선정과 관련해 CEO 보고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 달 초 사업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KT 역시 기존 3개였던 장비 공급업체를 2개로 줄일 수 있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4G 때처럼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5G 상용화 이후에도 LTE와 병행이 불가피 하기 때문에 화웨이와의 협력관계가 지속도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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